“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가족 여러분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분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에게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 600여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속히 구조 작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체육관에 들어서면서 '세월호' 여객선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에 의해 구조돼 부모를 찾는 6살 권지연 어린이를 위로하기도 했다.

체육관 무대 위에 선 박근혜 대통령은 가족들에게 “한 숨도 못 주무셨을 텐데 얼마나 걱정이 크시냐”며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는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과 편의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현재도 최선을 다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까지 속고 또 속았다"며 하소연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그럴리 없다. 이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해수부 장관은 물론 각 기관장들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말이 아닌 명령을 내려달라”는 한 학부모의 요청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게 바로 명령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실내체육관 내 구조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판 설치와 승선자 명단도 원하는 가족들에 한해 즉시 제공할 것을 관련자들에게 지시했다.

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여객선에 공기를 주입하도록 하고 실종자 가족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구조 상황 전달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순간순간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실종자 가족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날씨 등 힘든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