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건강호전 해명불구, 인터넷 SNS등 악성 찌라시양산 '볼썽'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세월호 참사보도에 이어 이건희 삼성회장의 건강을 둘러싼 무책임한 '기사폭력'과 루머양산이 도를 넘어섰다.  세월호 보도과정에서 보여준 방송과 종편들의 오보와 선정적 보도경쟁이 문제가 된데 이어 이건희회장의 위독설 보도경쟁도 우리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장 황당한 행태는 이회장의 사망설. 아시아엔이라는 인터넷매체가 수일전 이를 보도해 삼성은 물론 우리사회를 발칵 뒤집히게 했다. 삼성에서 "완전한 오보"라고 그렇게 해명해도 모든 신문과 인터넷언론들이 경쟁하듯 사망설 유포 경쟁을 벌였다. 심지어 '단독오보'까지 내는 한심한 작문 경쟁을 벌였다.

아시아엔 대표는 이상기씨로 한겨레신문사 기자출신이며, 한국기자협회회장까 지낸 중견언론인이다. 팩트에 충실한 언론의 보도관행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아는 이상기대표가 만드는 인터넷신문이 그런 황당한 작문을 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언론인들이 개탄하고 있다. 기자협회장을 하면서 누구보다 공정보도 책임보도 신뢰보도를 제창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카카오톡등에선 이회장의 위독을 퍼뜨리고 있다. 삼성과 연관이 있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취재한 것이라며 제법 그럴싸하게 포장까지 하는데도 있다. 세월호 참사이후  불신이 극에 달한 우리사회의 현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하나 우리 언론의 치부를 드러낸 것은 기자들이 삼성서울병원의 영안실까지 뒤지는 극성스런 행태를 보였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못한 언론사출입 기자들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영안실을 마구 탐문한 것은 금도를 넘어선 과열경쟁이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이회장과 가족들, 그리고 삼성임직원들을 생각하면 이런 만행(?)은 자제했어야 했다.

우리 사회는 심각한 찌라시 중독증에 걸려있다. 재계와 정치권 여의도 증권가에서 생산하는 정보지, 소위 찌라시에선 이회장의 건강관련 악의적인 글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무책임한 루머를 양산하는 찌라시수원지를 찾아 단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속 때만 주춤할 뿐, 찌라시공장은 여전히 성업중이다.

   
▲ 이건희 삼성회장의 건강문제를 둘러싼 언론들의 무책임한 루머보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 악의적인 찌라시는 계속 양산되고 있다. 루머가 기승을 부리자 삼성서울병원은 18일 오후 3시 이회장의 모는 검사결과가 매우 안정적이며, 조만간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찌라시 공장은 언론들이 주도하고 있는 점도 볼썽사납다. 일부 통신사와 종이신문사, 인터넷매체들은 출입기자들의 수집정보들을 이용해서 재계와 정치권, 증권가에 등에 매달 돈을 받고 팔고 있다. 소위 정보장사다. 이를위해 일부 신문사들은 각부처나 재계,증권가, 금융계  출입기자들로 하여금 간사를 맡도록 독려하고 있다.

간사가 되면 청와대와 각 정부부처, 공기업, 은행, 감독기관 등의 출입처에서 보도자료등을 먼저 브리핑받을 수 있고, 기관장의 움직임도 한발 앞서 파악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찌라시양산은 우리 언론부터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대해 개혁과 변혁을 요구할 게 아니다. 언론부터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건희회장의 건강문제는 삼성은 물론 국내외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면 중대한 뉴스다. 하지만 최소한의 저널리즘의 정도가 있다. 무책임한 사망 보도등은 기사취재와 보도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삼성에서도 이회장의 건강문제를 숨길 이유가 없다. 5월 16일 호흡곤란으로 위독한 단계를 벗어났다면 삼성이 이를 은폐하기는 곤란하다. 

일부에선 증권가의 조직적인 주가조작세력들이 이회장 건강문제를 악용한다고 보고 있다. 이회장의 건강문제가 삼성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해 건강문제를 악용해 작전을 벌인다는 추측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그렇다면 금융감독원등 감독당국과 증권거래소는 이같은 주가조작세력들을 면밀하게 주시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과거 공산주의 국가처럼 폐쇄된 사회가 아니다. 옛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 레닌이나 흐루시초프, 스탈린, 브레즈네프 등을 비롯 중국의 모택동,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망소식은 철저히 통제를 거쳐 며칠 또는 일주일이상 지나서  공포됐다.

하지만 우리같은 개방사회, 인터넷강국에서 이회장의 건강문제를 은폐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삼성으로서도 이를 숨길 이유가 없다. 숨긴다고 숨겨질 사안도 아니다. 삼성은 포스트 이건희회장 문제도 대비해왔다. 오너와 전문경영인간의 안정적인 시스템경영이 가장 잘 구축돼 있다.  

우리사회만큼 파당과 편가르기, 반기업적 정서가 팽배한 나라도 드물다. 지독한 불신사회로 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도 국정원이 시신을 수습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미루고 있다느니, 미해군이 지원함을 보냈는데도 우리정부가 거절했다느니 하는 황당한 루머가 창궐했다. 이종인알파잠수기술 대표는 다이빙벨만 투입하면 실종자들은 이틀안에 모두 인양할 수 있다고 허풍떨다가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오보와 찌라시공화국을 해소하는데는 강력한 법치가 필요하다. 무책임한 루머와 거짓기사를 작문하는 언론사에 대해선 언론중재위 소송과 민사상의 손해배상등의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오보와 작문경쟁이 수그러든다. 삼성 이건희회장의 건강관련 루머와 오보경쟁의 민낯은 이같은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미디어펜=이의춘발행인jungleelee@mediap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