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추정 변사체? 겨울점퍼에 벙거지, 지문채취도 안돼..."섣부른 판단" 지적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형과 DNA가 거의 일치하는 변사체가 발견돼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변사체는 겨울점퍼 차림에 벙거지를 쓴 상태로 옷차림이 계절에 맞지 않는데다 지문 채취도 힘들 정도로 부패해 경찰이 DNA 유사성만으로 너무 성급한 추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유병언 추정 변사체 순천서 발견/사진=YTN 방송 캡처

또 유병언 전 회장이 도피하면서 가져간 수십억원의 현금가방과 도피조력자들의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22일 검경 등에 따르면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2.5km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곳은 유병언 전 회장의 비밀별장으로부터 3km가량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시신은 매실밭 주인에 의해 발견됐으며 겨울점퍼에 벙거지를 쓰고 하늘을 바라본 상태로 누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신은 이미 반백골화가 80% 가량 진행돼 지문채취도 사실상 힘든 상태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이 오래돼 단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신의 DNA가 유병언 전 회장의 형 유병일씨와 거의 일치하는 점을 들어 유병언 전 회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유병언의 DNA를 가진 것이 없다"며 "정확하게는 아직 모르지만 가족의 DNA와 비슷하다면 거의 유병언 본인일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만일 변사체 신원이 유병언 전 회장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수많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가며 도피 생활을 이어 온 유씨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 사건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해 수색해 온 검찰과 경찰은 유씨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인력과 시간을 낭비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구원파 신도의 조직적인 지원으로 장기가 도피 행각을 벌여온 유병언 전 회장의 시신이 밭에서 80%가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는 점은 쉽게 설명되기 힘들어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중으로 유병언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서울로 이송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