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먼저 점검방안, 보신 면피행정, 수천개 협력업체와 6000명 종업원 한숨 씻어줘야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서울시 공무원들은 제2롯데월드에 대해 철저하게 뒤졌다. 현장의 모든 것을 꼼꼼히 체크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제2롯데월드는 개장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그런데도 제2롯데월드의 임시개장을 보류했다. 시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이유를 댔다. 과학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으면,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일부 시민들이 막연하게 불안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로 임시개장을 연장한 것은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지난 3개월간 안전전문가들이 안전진단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조사했다면 이를 존중해줘야 한다. 과학적인 조사와 검증을 거친 안전문제에 대해 비합리적이고, 미신적인 요인을 들어 무시한다면 향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형공사에 대해서는 매번 일부 시민들이 불안하다고 하면 준공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허가권은 서울시가 아닌 불특정 시민들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가 서울시 행정이 배가 산으로 가게 생겼다.

이들만이 시민이 아니다. 임시개장에 목매고 있는 수천개 납품업체와 매장오픈을 기다리는 종업원들도 소중한 시민들이다. 이들도 6000명이나 된다. 이들이 거느리는 가족과 친인척, 종업원 등을 감안하면 수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생계와 삶을 심각하게 고려하면 안전진단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

이미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다녀간 시민들도 4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시민들이 아닌지 궁금하다. 시민들을 불안케한 석촌호수 주변의 싱크홀도 제2롯데월드의 공사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지하철9호선의 공사부실로 인한 것으로 드러난 것. 시민들이 제2롯데월드 개장에 대해 불안해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저층건물들이 조기에 개장되면 송파 등 인근지역경제를 살리고, 부동산가격 상승 등 경제적 효과도 거두게 될 것이다. 대다수 주민들이 조기 개장을 반기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 안전성을 시민들이 먼저 점검한 후 승인여부를 최종결정키로 한 것은 무척 아쉽다.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려놓고, 시민들보고 결정하라는 것은 어린아이가 봐도 면피행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되면 책임을 당할 수 있다며 발을 빼는 보신행정으로 비칠 수 있다. 관료들이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시장을 배려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박원순시장도 결단을 내렸으면 했다. 서울시경쟁력을 생각하는, 실용적인 리더십을 보였으면 한다.

서울시의 규제는 중앙정부의 규제개혁드라이브에도 맞지 않는다. 박근혜정부는 3일 청와대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열어 보신주의 관료들을 질타했다. 규제개혁에 미적거리는 장관들을 질책했다. 문제가 되는 규제는 화끈하게 도려내라고 촉구했다. 규제개혁에 나서는 관료들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감사원도 ‘접시를 깨는 공무원’과 국민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을 펴는 관료들은 문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박근혜정부가 관료들의 마인드 개혁을 촉구하는 것은 법규와 각종 시행령, 세칙, 고시, 조례를 악용해 인허가권을 틀어쥐고, 국민과 기업인들의 투자와 일자리창출의지를 꺾고 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은 규제개혁에 나서지 않는 공무원에 대해선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했다. 서울시 관료들의 제2롯데월드부분개장 불허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규제혁파 의지와 배치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노는 것 같다.

   
▲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분 임시개장이 보류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들이 먼저 점검한 후 승인여부를 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안전전문가들은 수개월간 정밀진단을 거쳐 제2롯데월드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가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면피행정, 책임전가행정을 편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시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서울시 간부가 임시개장을 보류한 것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주차장 규제다. 서울시는 2롯데월드를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차장 사전예약제를 시행할 것을 롯데에 요구했다. 잠실주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위해선 주차장 사전예약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관료들의 주장이다. 롯데는 칼자루를 쥔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했다. 주차장 사전예약제도는 사실상 롯데로 하여금 영업을 하지말라는 보이지 않는 규제다. 드러난 법조문상의 규제보다 더욱 가혹한 규제대못이다. 고객들이 매번 올 때마다 사전에 등록하라고 하면 귀찮아서라도 쇼핑하는 것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른 국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시행하지 않는 황당한 규제가 될 수 있다. 영업에 심각한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서울시가 재고해야 한다.

수많은 협력업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000여개업체가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동 등에 입점해서 영업을 못해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 개장이 차질을 빚으면서 매달 900억원이상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다. 이들 업체의 70%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다. 박원순시장과 서울시 관료들은 모든 재산을 다 투자해서 영업을 준비해온 수많은 중소협력업체들의 피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 이들의 눈물과 한을 애써 외면할 것인가? 이들중 상당수 입점업체들이 영업차질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도산할 수도 있다.

개장이 늦어질수록 판매시기를 놓친 상품들은 악성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재고상품에 대한 처분손실과 창고비용등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자금압박으로 신음하게 될 것이다.

박원순시장은 그동안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을 위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했다. 박시장이 적을 두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도 서민정당, 중소기업정당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작 일선 행정에선 서민들과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 공약을 위반하는 행정이다.

제2롯데월드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웬만한 중소도시규모의 한해 일자리창출규모를 넘는다. 총 투자비만 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역사다. 민간이 투자하는 공사로는 최대규모 공사다. 임시개장을 신청한 저층부 3개동에서만 60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2016년 초고층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상시 고용인구가 2만명이 넘게 된다. 생산유발효과와 경제적 부가가치는 7조원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규모 면세점과 복합쇼핑몰, 한류문화전도사가 될 롯데시네마, 대규모 아쿠라리움 등이 본격 개장하면 연간 국내외 관광객 250만명이 몰려올 것이다. 롯데월드까지 오픈하면 유동인구가 연간 1억명으로 급증하게 된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뿌리고 가는 관광수입이 한해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광한류의 메카로 부상하게 된다. 아시아 최대규모의 복합쇼핑몰로 각광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민들에게 미루지 말고 결정을 해야 한다. 국내 최고의 안전진단전문가들이 지난 3개월간 철저하게 점검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을 펴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초고층빌딩이 완공되기전에 임시개장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대만 타이페이 101은 2003년 5월 부분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1차로 개장했다. 2004년 11월 타워동(101층)도 2차로 사용승인을 받았다. 미국 시카고 트럼프타워도 아래층부터 5단계에 걸쳐 부분 임시사용 승인조치가 내려졌다. 2008년 1월 저층부 쇼핑몰 부분 임시사용 승인을, 고층부는 2008년 4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각각 사용승인을 받은 전례가 있다.

국내에서도 여의도 IFC가 1차로 오피스빌딩 1개동에 대해 부분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에 들어갔다. 이어 2차로 저층부 쇼핑몰이, 나머지 오피스빌딩 2개동과 호텔건물은 1년후에 각각 서울시의 임시사용 사용허가를 받았다. 제2롯데월드도 국내외사례를 참고하면 얼마든지 서울시가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거대한 화수분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관광객이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10년 ‘마리나베이 샌즈’가 오픈한 후 전년에 비해 20%이상 증가세로 반전됐다. 말레이시아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완공이후 4년만에 관광객수가 무려 139%나 급증했다. 타이페이도 101이 완공된 후 4년간 관광객이 71%나 급격히 늘었다. 일본 도쿄의 스카이트리 타운에는 한해 508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규모나 시설면에서 이들 국가의 랜드마크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서울시 경쟁력이 단숨에 베이징과 도쿄 오사카 타이페이 등을 제치고 동북아 최고로 부상하게 된다. 박원순시장은 재임기간 서울시 경쟁력이 경쟁도시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제2롯데월드 개장은 이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박시장의 최대 치적이 될 수도 있다. 서울시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창출과 관광한류 중흥을 가져온 유능한 시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은 리쇼어링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이 해외로 나간 자국기업을 유턴시키기위해 파격적인 법인세감면과 이전비용 지원등의 당근을 주고 있다. 미국에선 GM GE 애플 등 대기업들 수백개가 중국등에서 회귀했다. 반면 한국만 대기업들의 해외탈출을 부추기고 있다. 온갖 규제가 기업들의 허리를 휘게하고, 기업가정신을 꺾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는 3조5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는 최대규모의 공사다. 굴뚝과 연기만 없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한국에 수조원을 투자해 공장짓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 똑같다. 롯데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삼성전자 현대차보다 더 크다.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을 투자할 경우 서비스업이 10명인 반면, 제조업은 6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는 박근혜정부나 박원순 서울시장 모두 간절히 바라던 청년일자리창출의 보고다. 서울 도심지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청년들에게 꿈을 주고 있다. 자영업자, 중소기업, 납품업체들에게 소중한 생계와 경제적 안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2롯데월드 저층건물의 임시개장을 해주면 서울시 관광진흥과 일자리창출은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호기를 절대 놓쳐선 안된다. 한숨만 쉬고 있는 수천개 입점업체들도 최악의 수렁에서 탈출하게 된다. 일하고 싶어 안달이 난 젊은이들도 다시금 맥박이 뛸 것이다. 박원순시장과 서울시관료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진보진영 선두주자로 부상한 박원순시장.  박시장이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과 같은 실사구시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2017년에 더 큰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펜=이의춘 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