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사회 구성원들간의 신뢰 담보하는 사회자본 필요

한국은 고성장시대를 지나 현재 저성장시대, 저신뢰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시장경제의 원활한 발전과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담보하는 사회자본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회자본 확충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16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사회자본 확충을 위한 과제> 세미나의 전경 

세미나에 앞서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4만 달러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한국경제에게 제대로 된 좌표와 항로를 제시하는 뜻 깊은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한국경제의 퀀텀점프를 위한 사회자본 확충방안’에 대하여 논했다.

권 원장은 서비스산업, 창조경제, 사회자본의 관계에 대하여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서비스산업 비중은 높아지며,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사회자본의 축적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히면서,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간 신뢰, 네트워크, 규범 등의 사회자본은 서비스산업 활성화의 기반이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낮은 사회자본 수준이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서, 권 원장은 금융산업을 들었다. 이에 대하여 권 원장은 “사회자본이 낮을 경우 신용 보다는 담보 위주의 금융거래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고 금융거래 당사자 간의 거래비용이 높아져 효율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창종경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히며, “사회자본 수준이 낮은 현 상황에서 창조경제는 성공하기 어려운 과제이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창의적인 도전이 활성화되고 성실한 실패가 용인되고 패자부활전이 가능해야 창조경제가 창달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권 원장은 사회자본 확충방안의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서, “공적기관에 대한 신뢰도 제고, 법제도의 안정성과 예측가능한 행정,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의 함양, 기업이 준법 및 윤리경영으로 국민신뢰 제고 등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라고 밝혔다.

   
▲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사회자본 확충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권 원장의 뒤를 이어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은 ‘선진사회로의 도약을 위한 사회자본 확충 방안’을 논했다.

기 원장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자본 노동의 대량투입에 의존한 고도성장시대, 한강의 기적 시대였다”라고 밝히면서,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이는 낮은 정부신뢰도, 낮은 부패인식지수, 낮은 자원결사체 참여지수 등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기 원장은 학습도시의 태동과 확산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체-개인 차원 모두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발제와 휴식시간이 지난 후,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시작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이은재 한국행정연구원 원장,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 현대경제연구원이 16일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사회자본 확충을 위한 과제> 세미나의 전경 

종합토론회에서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은 민주주의가 퇴보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으로 국회, 사법부, 언론, 종교, 정부 순으로 나타난다”고 밝히면서, “사회자본의 형성을 저해하는 도그마로서 제왕적 대통령과 대의정부의 쇠퇴가 작동하고 있으며, 자신의 문화적 가치를 남에게 강요함으로써 모두가 주변인과 같은 느낌을 지니게 하여 공통의 국민정체성 형성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사회자본의 핵심 요소로서 사회집단 관계의 질을 언급하면서, “전통적 공동체의 폐쇄적 개념에서 탈피하여 한국의 혈연, 학연, 지연 등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교수는 “한국경제는 점점 지식과 정보 주도로 가고 있으며, 여기서 인적자본의 육성이 핵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토론을 맺으면서 장 교수는 “인적자본의 육성을 위해서는 사회자본이 그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이며, 개인과 시장 간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응집성을 가장 생산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사회자본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