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윤 추구는 당연…선택은 소비자의 몫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스타벅스가 비싸면 마시지 않으면 된다

12일 소비자단체,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세계 13개 주요 도시의 식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스타벅스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 값이 4100원으로 13개 글로벌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한다. 파리, 베이징, 도쿄가 뒤를 이었다. 뉴욕 맨하탄은 2477원으로 13개 도시 가운데 12위였다고 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서울 임대료가 13개 도시 중에 8~9위이고, 생활비도 10위 정도에 불과한데 스타벅스 코리아가 너무나 많은 이윤을 남긴다며 비난 아닌 비난을 일삼는다. ‘스타벅스가 한국 소비자만 봉으로 본다’, ‘스타벅스가 매력적이라지만 이런 건 바가지다’, ‘스타벅스가 브랜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 입점하는 등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가한다.

스타벅스의 한국 매장은 720여 개다. 일 년간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는 3천만 잔에 달한다고 한다. 참고로 아메리카노는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아이템이다. 더 비싼 커피메뉴까지 포함하면 스타벅스는 연간 1억 잔에 달하는 음료를 파는지도 모른다.

   
▲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주지할만한 사실은, 우리나라에는 스타벅스 말고도 커피음료의 선택지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수백 군데의 전철 지하 매장에서는 아메리카노 1500원짜리 커피를 판다. 편의점에서는 1000~2000원대 테이크아웃 커피를 판매한다. 여름에는 얼음까지 들어있는 포장형 아이스커피를 2000원에 팔기도 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테이크아웃 커피숍, 던킨 도너츠나 이디야 같은 저가형 커피프랜차이즈에서는 3000~6000원대로 선택의 폭이 넓다. 하다못해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파리크로아상, 신라명과 같은 제과점/빵집 일부 매장에서도 다양한 가격대로 음료를 판다.

소비자시민모임이라는 소비자단체, 그리고 거기서 발표한 자료에 호들갑을 떠는 언론이 내보이는 사고방식은 단세포적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비싸면 마시지 않으면 그만이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각자의 처지에 맞춰서 알아서 자유롭게 선택하고 구매하고 있다. 자신이 누리는 가치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다고 느낀다면 어느 누구도 사지 않는다. 소비자가 체감하고 선택하는 수준에 대한 잣대를 강요하지 말라. 스타벅스가 전국의 모든 커피점을 천하통일하여 독점이라도 하지 않는 한,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커피를 얼마에 내놓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 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을 자처하는 소비자시민모임에게 묻고 싶다. 우리나라 고객들이 1년간 1억 회에 달할 정도로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있느냐고 말이다. 수백만 고객은 그만큼 스타벅스를 신뢰하고 스타벅스의 맛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러한 순간의 선택은 충동적이고 계속해서 변한다. 일개 시민단체 모임이 아니라 소비자들 각자가 스스로 아니라고 판단하면, 그 순간 바로 다른 커피점을 선택한다.

우리가 진심으로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스타벅스라는 일개 커피브랜드의 판매가격이 아니다.

정부가 커피판매에 온갖 규제를 가하여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뚜레주르, 파리바게뜨, 던킨 도너츠, 이디야, 동네 개인 커피숍, 편의점, 전철 테이크아웃 매장에 대한 매장간 거리제한과 가격대를 책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동네 커피숍을 살린답시고 수천 수만개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대한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면 어떻게 될까?

한국에 지금과 같은 커피공화국은 커녕 커피파시즘이 도래할 것이다. 국민이 차를 마시는 삶에 정부가 왈가왈부하는 '멋진 세상' 말이다. 중요한 건 선택의 폭이다. 가격이든 브랜드든 제품이든 소비자가 자유로이 선택할 권리가 최우선이다.

   
▲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 위치한 이케아 광명점 주변의 수많은 인파들 /사진=뉴시스 

2014년 12월, 이케아코리아가 설립한 이케아 광명점의 가구 판매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에 8600여 개 제품 가격이 공개되며 일부 제품 판매 가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최고 1.6배 비싸게 책정된 사실이 알려졌던 시점이다. 이케아는 저가형 창고 매장으로 알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 저가 전략을 쓰지 않느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앤드류 존슨 이케아 세일즈 매니저가 언론에게 전했던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책정했다. 현재 상화에서 변화는 없다. 제품 가격 변동 계획은 당분간 없다.”

판매자, 즉 기업의 본질은 이윤 추구에 있다. 가격을 정하는 건 기업 고유의 권리다. 임대료와 원가 계산에 따른 판매가 책정은 공급자의 소관이지 소비자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는 선택만 하면 된다. 비싸면 사지 마라. 비싸서 사먹지 않는 것 또한 당신의 자유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