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기대’ 비롯 타 대학 유사 교명 상표권 출원, 법적 분쟁에도 또다시 선점 시도
한경대 “지역명 사용으로 네임밸류 올리겠다” 국립대-사립대 분쟁 이어질 듯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교명 변경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던 한경대학교가 또다시 ‘경기대학교’와 유사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경대는 교명 변경으로 이미지 제고를 하겠다며 다수의 대학명과 유사한 상표를 출원, 학교 간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지난해 10월 한경대학교가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권 출원현황. /자료=특허정보넷

27일 한국특허정보원 등에 따르면 한경대는 지난해 10월 ‘한국경기대학교’ 등 교명 변경을 위한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표권 출원의 경우 등록 확정까지 약 1년간 심사가 진행된다. 이에 한경대는 미리 교명을 선점하기 위해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앞서 한경대는 2008년 교명을 ‘국립경기대학교’로 변경을 추진하면서 경기대와 분쟁을 일으켰다.

당시 한경대는 경기대와 유사한 교명을 상표권로 출원, 소송 끝에 경기대가 결국 승소하면서 한경대로 인한 교명 분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한경대는 또다시 교명 변경을 위한 상표 출원을 재차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경대는 한국경기대학교 외에도 경인교대, 경인여대와 유사한 ‘경인대학교’ 상표권 출원해 이들 대학과도 분쟁이 촉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한경대가 교명을 변경하려는 것은 지역명 사용으로 대학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경대 관계자는 “한경대라는 교명을 사용한지 10년이 넘었다. 경기도 대표 국립대학으로 인지도를 올리려는 데 ‘한경’이라는 이름을 네임밸류가 낮다. 국립대는 지역명을 많이 사용하는데 ‘경기’가 없어서 사립대로 인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명을 일단 선점해야하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대학 이름을 일단 출원해 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자신들의 이미지 상승을 위해 한경대는 타 대학의 교명을 이용하겠다는 셈이다.

한경대의 이 같은 행위에 경기대는 법적 자문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한경대가 (경기국립대) 교명을 쓴 다고해서 경기대가 이겼다. 만약 ‘한국경기대’가 상표권으로 등록된다면 대응할 것이다. 경기대가 있는데 (한국경기대) 교명을 사용하게 된다면 분쟁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대와 경상대가 2011년 사립대와 국립대 간 교명 분쟁으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

당시 경남대는 ‘경남국립대’로 상표권을 등록하려고 했고 소송을 통해 경남대가 승소하면서 현재 이들 대학은 기존 교명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