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26일 오후 2시 서울 경향신문사 앞에서 민주노총을 향한 청년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노동운동을 퇴색시키고 분노를 조장하는 ‘민주노총의 적폐’에 대해서 꼬집는 청년대학생들의 모임이었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하 청년연합)은 경향신문사 앞에서 민주노총을 향한 시사퍼포먼스와 주제발언을 펼쳤으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적은 서신을 전달했다.

행사는 김동근 청년연합 대표의 기조연설로 시작했고 시사퍼포먼스와 유찬수 자유대학생연합 대표, 이수빈 청년연합 전략행정국장의 주제발언으로 이어졌다.

   
▲ ‘민주노총의 적폐’를 꼬집는 시위를 벌인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청년연합은 논평 및 기조연설, 주제발언을 통해 민주노총의 고연봉-무노동 일자리세습 폭력시위 정치개입을 비판했으며, 대기업노조를 장악한 10% 노조조직률로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청년연합은 민주노총에게 3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청년 일자리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달라.
둘째, 변질된 귀족노조, 강성노조 지도부의 과도한 요구와 불법파업을 중단하라.
셋째, 4월 총파업 결의를 철회하라.

   
▲ ‘민주노총의 적폐’를 꼬집는 시위를 벌인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민주노총에 대한 요구 3가지를 발표하고 있다. 

아래는 민노총에 대한 청년연합의 논평 전문이다.

1. 단체소개

전국에 계시는 청년동지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 김동근입니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은 미래의 주인공이 될 우리 청년세대가 스스로 역사적 사명을 찾고 행동으로 이를 실현하고자 창립된 단체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조국의 번영과 자유평화통일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며 이 목표를 위해 앞으로 닥칠 고령화, 경제침체 등의 위기로부터 대한민국의 안전을 확보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현재 우리의 생존을 위해 빠른시간 내에 해결해야 할 수십가지의 선결과제들이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상일 뿐, 우리의 힘은 아직 미약하고 한정되어 있어 힘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몇 가지를 선택하여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우리의 당면목표

그 결과 우리는 노동시장개혁 문제에 뛰어들어 변질된 귀족노조, 강성노조지도부를 개혁하는데 힘을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이들의 적폐는 이미 도를 지나친지 오래입니다. 이들은 진정한 노동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증오, 피해의식, 분노를 조장하여 선량한 노동자를 속이고, 전태일열사를 비롯한 과거 순수했던 노동운동가들의 명예로운 죽음에 먹칠을 하고, 비정규직을 영원히 고착화시키며 세대간의 계급을 나누고,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고 외국자본의 투자를 막고, 기업의 활기와 창조성을 잃게 만들고, 극도의 비효율을 양산하고, 고연봉, 무노동, 심지어 일자리 세습까지 이어가며 청년,대학생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폭력시위를 벌이고,국민총화를 방해하고 국회, 사법, 언론, 시민단체를 장악하여 모든 기득권을 쥐고 민감한 정치적 문제까지 개입하여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는 만악의 근원이며 이들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닥쳐올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 대다수의 노동자, 그리고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문제
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 이들과의 투쟁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수십년 간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중의 난제이며 대한민국 안의 그 누구도 손 대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
고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권불십년, 3대 가는 부자 없다는 속담이 있듯, 이들의 강대한 힘도 겉으로 보기엔 두려우
나, 속은 이미 깊숙히 썩어 사상누각과 같은 상태입니다. 애당초 대기업을 장악하여 고작 10% 짜리 조직률로 강력
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귀족,강성노조가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만 비정
규직 근로자를 대변하는 척, 위하는 척 하고 돌아서면 갑질을 부리는 철밥통 귀족노조를 개혁하고 법과 원칙을 지
키는 진짜 노동자를 위한, 정의를 위한, 노조로 거듭나야 합니다.

3. 예상반론

(1) 첫째, 3d업종 기피현상 때문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이야기하면 “지금 일자리는 부족하지 않다. 너희들이 개나소나 대학가서 대학물 먹었답시고 눈만 높아져서 3d업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난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라는 의견이 늘 나오기 일쑤입니다. 일부는 옳은 말입니다. 만약 대한민국의 일자리 시장이 공정하게 돌아가고 능률이 높은 순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현실에 순응하고 눈을 낮춰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억대연봉 받는 변질된 귀족강성노조가 호봉제, 정년연장,세습제 등으로 이중, 삼중의 보호막을 치고 기득권을 영원히 누리려고 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질 것입니다. 세습제까지 등장한 마당에 기득권 귀족노조가 법과 원칙을 어겨가며 양질의 일자리를 부당하게 틀어쥐고 있는 걸 눈 앞에 뻔히 보고 있으면서 이걸 그대로 두고 무조건 3d업종이나 찾아가라는 말은 현재의 적폐를 영원히 방치하자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 청년들, 3d업종, 가라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갈 때 가더라도 할 일은 해놓고 가겠습니다.

(2) 둘째, 노력을 해라?

사회구조의 문제를 비판하면 개인의 노력을 문제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노력을 하는 것과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문제입니다. 차가 막히니 길목을 넓히자고 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노력해서 더 빠른 차를 사라고 한다면 대화가 통하지 않겠지요. 차는 차대로 비싼 차 사면 좋은 일이고, 도로는 도로대로 넓혀야 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노력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그와 별개로 같은 노력을 했을 때 사회구성원들이 더 많은 가치를 더 정당하게 나누어 가지고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도 필요합니다. 개인의 노력과 사회구조개선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반론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4. 기업과 정부도 책임이 있다.

현재 노동시장문제의 책임이 변질된 노조지도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귀족, 강성노조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기업입니다. 기업이 탐욕에 사로잡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근로자를 소모품으로 여기고 착취하여 근로자대중에게 신뢰와 권위를 잃었고 이는 강성노조 지도부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적법한 절차에 의거하여 정당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불의한 요구사항에는 단호하게 원칙을 지켰어야 하나 진정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처지는 외면하고 노조지도부를 금전으로 회유하거나, 탈세, 편법상속 측면에서 그들과 타협하며 급한 불만 꺼왔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지금껏 정부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변질된 귀족, 강성노조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만을 보여왔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것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언 발에 오줌누기식으로 당장 눈앞의 갈등만을 잠시 없애는 방향으로 안일한 대처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5. 청년들의 역사적 사명

따라서 변질된 귀족, 강성노조 지도부를 상대할 수 있는 순수한 영혼과 불타는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시대적 사명을 깨닫고 동지들과 함께 전선에 참여하여 국민들의 염원을 담는 날카로운 창의 끝날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구심점이 되어 앞길을 개척하면 양심은 갖고 있으나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여 체념했던 수많은 사회주체들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고, 여론이 다시 정의의 편으로 돌아설 것이며 그렇게 되면 국정운영을 가로막던 세력들도 그 힘을 잃고 지리멸렬하게 될 것이고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이 선순환을 일으키며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기업이 활기를 되찾고, 국내기업과 외국자본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이들의 강대한 힘에 장악되어 있던 국회, 사법, 언론, 시민단체가 조금 더 정상화 되고, 법과 원칙이 바로서고,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들이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 정부 모두 이를 알면서 입으로만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라고 떠듭니다. 이 나라의 동맥을 막고있던 변질된 귀족노조, 강성노조 지도부가 개혁되면 기업은 수익을 내기위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투자를 할 것이고 일자리를 없애라고 해도 고용을 할 것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고 그 때 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다 알면서 두려워서 입으로만 딴 소리 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었습니다. 역사의 물줄기는 누구도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누가, 언제 끝내느냐 하는 문제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물론, 적이 강하다는 이유로 겁을 집어먹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대하고 폭력적인 조직에 맞서는 일이니 많은 위험과 고난이 따를 것입니다. 투쟁속에서 혹여 목숨을 잃을 수도, 다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속의 투쟁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겪을 고난은 과거 무자비한 고문과 형벌, 학살을 각오하고 투쟁했던 운동가들이 겪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호사일 것입니다. 전 그들만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청년들은 열정도 없고 꿈도 없이 안정된 삶을 바라고 스펙쌓을 생각만 한다며 혀를 찹니다. 그러나 그것은 외쳐야 할 목표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일 뿐, 과거의 청년들이 가졌던 뜨거운 열정과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자리에 모여주신 청년, 대학생여러분, 이제 민주노총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겠습니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3가지 입니다.

첫째, 청년 일자리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여 주십시오.

둘째, 변질된 귀족노조, 강성노조 지도부의 과도한 요구와 불법파업을 중단시켜 주십시오.

셋째, 4월 총파업 결의를 철회하여 주십시오.

오늘은 헌정이래 처음으로 무분별한 떼쓰기와 신세한탄 수준에서 벗어나, 청년실업의 원인에 대해 우리 스스로 고민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개척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뭉친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 자리에 계시는 청년 대학생 여러분, 여러분들이 이 시대의 주인공입니다. 미래는 용기있는 자, 행동하는 자의 것입니다. 세계 투쟁사에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선봉에는 늘 청년들이 서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