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을 수 있을까.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가 모여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국가미래연구원,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의 공동 주최로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경제권력(재벌)과 민주주의․시장경제,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나>라는 주제로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각각 ‘재벌과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조화, 친재벌에서 친시장으로의 전환’, ‘재벌, 시장과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거듭나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패널로는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이혜훈 전 국회의원, 최정표 건국대 교수, 김진방 인하대 교수가 참석해 열띈 토론회를 벌였다.

▲ 국가미래연구원,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의 공동 주최로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경제권력(재벌)과 민주주의․시장경제,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나>라는 주제로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른다고 하지만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던 참관 인사들은 대부분 재벌에 대해 비판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띄는 인사가 다수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기구 위원장, 박영선 국회의원, 김한길 국회의원 및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가 아니라 문재인 지지 선언을 했던)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토론회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발제자와 토론자 대다수는 입을 모아 “현 재벌의 소유 지배 구조는 국가 및 기업경쟁력에 독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하면서 “재벌의 사익편취와 경영권 승계 관행을 어떻게 막을 것이며 재벌개혁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을 토로하며 일련의 대기업(재벌) 집단을 성토했다.

참석자 다수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경제력 남용을 전제로 하면서, 재벌의 경제권력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합동토론회 자리에서 전개했다.

이에 대하여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는 “재벌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왜 그럴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시대 이후 지난 30년간 선진화를 목표로 재벌 규제를 해왔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동반성장을 이루고 빈부격차가 줄어든 시기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였다는 지적이다.

▲ 재벌개혁을 성토하고, 각종 재벌 문제에 비판적인 참석자들에게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사진 중 가운데)는 “재벌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왜 그럴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반문했다. 좌승희 교수는 “경제의 근간은 기업이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는 기업경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미디어펜

좌승희 석좌교수는 “지역균형, 중소기업육성, 대기업규제 등 현재를 규정짓는 각종 경제 제도의 시작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지난 30년간 이러한 제도로 재벌에 대한 왜곡된 시선만 키우고 경제성장률만 떨어뜨렸다”고 언급했다.

좌승희 교수는 “이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북한과 마찬가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성장하는 기업에게 경제력 집중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력 집중을 통해 기업들이 성장해야 경제가 발전하기 마련이다. 단 경제력이 생기면 기업이 더욱 힘을 쓰려는 인센티브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제도 확립을 통해 기업의 주의를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위 재벌 문제에 대해서도 좌승희 교수는 대다수 다른 참석자들과 구별되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 국가미래연구원,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의 공동 주최로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경제권력(재벌)과 민주주의․시장경제,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나>라는 주제로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미디어펜

좌 교수는 “삼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삼성 혼자뿐이라 그렇다. 삼성이 10개 있다고 가정해보자. 잘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못하는 기업은 합쳐라. 그러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 성장의 요인을 극대화하면서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운다면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을 10개 더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좌승희 교수는 재벌과 중소기업의 행태를 함께 꼬집기도 했다.

좌 교수는 “중소기업 행태가 대기업 재벌과 동일하다는 것을 아느냐”고 반문하고는, “재벌과 중소기업 구분할 거 없이 대한민국 기업 모두가 다 재벌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승희 교수는 마지막으로 “경제는 과거의 농경사회 공동체 시절의 경제가 아니다”면서, “경제의 근간은 기업이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는 기업경제다”라고 지적했다.

좌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지금의 저성장 침체 기조의 한국경제에 대한 대안으로 “지금까지 있어왔던 규제 전반을 철폐함으로써 기업에게 자유를 허하고, 성장의 유인을 극대화함으로써 내수와 일자리를 살리는 것”을 제안했다. 

▲ 국가미래연구원,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의 공동 주최로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경제권력(재벌)과 민주주의․시장경제,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나>라는 주제로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은 합동토론회 전경. /사진=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