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것 관련 “5공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 “비밀정치공작소” 등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것을 두고 “5공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 “비밀정치공작소” 등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재차 공세를 펼쳤다.

문재인 대표는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했던 아베 정부와 똑같은 역사 인식이 지금 대한민국에도 있다”며 “대통령의 왜곡된 역사인식이 국가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선대의 친일독재를 미화하는데 온통 골몰했다”며 “친일독재의 망령들을 특별사면해 우리 아이들의 정신을 지배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어 “건국의 아버지인 백범 선생과 안중근 의사, 삼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기억하고, 일제의 ‘폭압적 수탈’을 ‘자발적 수출’로 기록하자는 친일극우파의 사관을 ‘긍정의 역사관’이라는 극언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국정화 강행은 과거, 현재를 넘어 미래를 미리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해 “정조준한 이토 (히로부미)의 이마빡을 갈겼다”는 원색적인 묘사도 했다.

야당은 교육부 TF를 두고도 공세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화 TF는 통상적 지원조직으로는 할 수 없는 특이한 업무를 했는데 청와대가 직접 관할한 팀으로 추정된다”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조직체계를 무시하는 법 위의 조직인 5공화국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도종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 특별대책위원장은 “교육부가 이렇게 불법적으로 운영하면서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데 ‘뉴라이트 학자’인 것은 다 알고 있다”고 넘겨짚으며 TF해체를 촉구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국정화추진 비밀TF 운영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청와대 일일보고까지 한 정황을 보면 단순히 교육부TF가 아니라 정권 차원의 역사교과서 추진 비밀팀으로, 우선적으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아버지의 명예회복이 일생의 목적이라는 박 대통령의 각오가 섬뜩하기도 하지만 추진하는 방식도 유신쿠데타를 일으킨 아버지와 그대로 닮았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야당이 극언을 일삼으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정화 방침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고 국회예산안 심의가 시작되는 등 정국전환을 앞두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있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두고 “경제와 민생을 내팽개치고 2년짜리 교과서를 위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며 “국민이 시정연설에서 기대하는 것은 국정화 포기 선언”이라고 엄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시정연설이 음습한 비밀아지트, 관계기관대책회의 같은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봐 오늘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그 부분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오전에 '비밀TF팀' 논란과 시정연설을 연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져 정상적으로 시정연설 자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야당은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소위와 전체회의를 무산시켰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내일 시정연설 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견을 수렴해 참석여부를 최종결정하겠다고 밝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