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자정 기대 말고 투표로 ‘선량’ 답지 않은 후보 심판을
2016년 4월 13일에 열리는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4년간 활동하게 될 국회의원 300인을 선출한다. 국민의 대표이자 대의민주제 산실인 입법부를 뽑는 데 6개월이 남은 셈이다. 지난 통진당과 같은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턱대고 ‘좋은 사람을 뽑자’ 보다는 ‘이런 사람은 절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2015년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유경제원은 26일 20대 국회의원 선출의 기준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자유경제원이 26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주최한 ‘2016 총선, 이런 사람은 절대 안된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국가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고 시장과 기업을 교란시키는 국회의원들에 대하여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아래 글은 패널로 참석한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자유 시장경제 이념을 가지고 국익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을 뽑아야

1. 국회의원의 책무

헌법과 국회법에는 국회의원의 ‘책무’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헌법과 국회법에 국회의원의 책무 관련 내용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국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자이어야 함은 분명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정치적 자유는 선진국 수준으로 확보되었음을 고려한다면 뒤쳐진 경제적 자유를 위한 노력과 국익을 우선하는 행위를 할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경제적 자유에 반하는 공약이나 국익은 제쳐두고 지역의 이익 우선하는 정책을 약속하는 후보자는 뽑아서는 안 된다.

헌법 제46조

⓵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다.
⓶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⓷ 국회의원은 그 지위를 남용하여 국가·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 계 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 거나 타인을 위하 그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

국회법 제24조 (선서) 의원은 임기 초에 국회에서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회법 제25조 (품위유지의 의무)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

요약하면 국회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힘쓰며, 국익을 우선으로 직무를 처리해야 하는 책무를 지는데, 그렇다면 국민은 국회의원을 뽑을 때 헌법 준수, 자유 확대, 복리 증진, 국익을 추구할 인물인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2. 친북/종북, 반시장 성향의 의원의 근원인 비례대표제는 폐지해야

권혁철 소장님은 발제문에서 친북(종북) 성향의 국회의원들과 반시장적인 국회의원들을 뽑아서는 안 될 국회의원들로 지적하고 있다. 국민이 뽑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친북/반시장 성향 후보들이 당선되는 길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방안도 중요하다.

그리고 위장된 대의민주주의자들이라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 결정이 내려진 통합진보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지역에서 7석, 비례대표로 6석으로 총13석을 얻었었다. 통합진보당은 과반의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라는 국민이 직접 선발하지 않는 정당 투표에 의해 얻었던 것이다.1) 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국민들로 하여금 비례대표는 이석기 전의원으로 끝내야 한다는 의견을 형성하게 했고, 나아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방식의 존재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권혁철 소장님의 “19대 국회 전반의 시장친화성 분석”에 따르면 시장친화지수 하위 10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원이 9인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김광진, 남인순, 장하나, 은수미, 한정애, 전순옥, 임수경, 홍의학, 진선미 의원의 순으로 반시장적 입법과 투표에 열심이었다.

즉, 현행 정당 추천에 의해 의원이 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핵심 문제점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이념적 (좌)편향성과 반시장성이다.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비례대표 초선들이 특히 좌파 이념으로 편향이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반(反)시장(市場) 지향적 투표성향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자유경제원의 연구에 의하여 밝혀진 바 있다.

이렇게 반시장적 국회의원의 대다수가 비례대표이고, 반국가적 행위로 해산결정을 당한 통합진보당의 과반수 그것도 국회의원 이석기를 배출한 방식의 비례대표 제도는 더 이상 유지되어서는 안 될 없어져야 할 제도이다.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2004년 제17대 국회부터 시작되었다. 내년이면 12년을 시행해본 제도가 된다. 진정으로 평가하건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제도가 본래의 효과를 냈는지 진정 의심이다. 본래 전문성을 가진 직능대표로서 국회 입법과 정부 정책 감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또 부작용도 커서 이쯤해서 비례대표 제를 폐지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국민의 직접 선택에 의한 지역구 의원으로만 국회를 구성해야 한다.

   
▲ 위장된 대의민주주의자들이라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 결정이 내려진 통합진보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지역에서 7석, 비례대표로 6석으로 총13석을 얻었었다. 사진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반대하여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었던 전 통진당 국회의원단./사진=미디어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중앙선관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하여 분란의 씨앗을 만들었다. 중앙선관위는 지역구에서 200석을 권역별 비례대표로 지역구의 1/2인 100석을 뽑을 것을 제안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지역구 203석, 비례 97석 산정)에 따르면 총 304석(서울 1석, 부산·울산·경남 3석 등 4석의 초과의석 발생) 가운데 새누리당이 141석(지역 105, 비례 36), 새정치연합이 117석(지역 87, 비례 30), 자유선진당이 10석(지역 3, 비례 7), (해산되었지만 19대를 기준으로 하여) 통합진보당이 34석(지역 6, 비례 28), 무소속이 2석(PK권 1석, 호남권 1석)을 얻게 된다.2) 문제는 통합진보당이 해산되지 않았더라면 20대 국회에서는 34석 정도를 얻어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0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되고,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게 되어 국회 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반대한민국, 반시장성에 더하여 국민의 직접 선택이 아니라 간접선택이라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다. 국민의 직접 선택에 의해서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1인 2표제에 의한 정당 투표에 근거하여 비례로 선출되는데 이는 국민의 대표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있다. 유권자가 자신이 직접 찍은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만든 리스트의 인사들 가운데서 선출되는 것이므로 첫째,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며, 둘째,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므로 인지성(identifiability)과 책임성(responsibility)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 직능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여성과 이민 온 소수자가 직능이라고 하기 힘들다 - 현실적으로 누구를 대표하는지 불분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성도 명확하지 않은 현실이다. 실제로 자신을 뽑아준 이는 (국민이 아니라) 정당의 실력자이므로 국민에게 책임을 지지 않고 당의 실력자에게 잘 보이면 되는 모순을 낳게 된다. 반면 스웨덴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운용하지만 투표자가 선호하는 정치인을 표기함으로써 국민이 공천과 당선에 모두 직접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비례대표 제도와 달리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과 인지성 그리고 책임성 모두 확보되는 비례대표 제도다.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전문성과 관련이 없는 상임위에 배치되어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에 예산을 배정할 수 있는 안전행정위원회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소위 ‘알짜 상임위원회’에 배정되어 있다. 국민을 위한 국회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재선을 위한 지역구 확보와 지역구 공천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당선된 후에는 자신을 뽑아준 정치 실력자에게 충성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4년 내내 지역구 공천을 차지하려고 온갖 볼썽사나운 일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국회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해 힘쓰며, 국익을 우선으로 직무를 처리해야 하는 책무를 진다./사진=연합뉴스

OECD 국가들 가운데 비례대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는 6개 국가 밖에 되지 않는다.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는 영국과 미국의 민주주의가 직능대표를 뽑지 않았다고 뒤쳐진 것도 아니다. 나아가 비례대표제는 권력구조 상으로 대통령제 보다는 의원내각제와 상관성을 갖는 제도이다. 대다수 비례대표 의원의 반시장성, 친북/종북 성향을 고려한다면 또 제도적으로 대통령제와 비례대표 제도는 친화적이지 않는다면 이제 비례대표제의 지속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3. 국민이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뽑을 때 고려해야 할 선택 기준

첫째, 정치인과 국회의원은 경제를 무너뜨리고 나라를 잘못되게 할 수 도 있고 경제를 잘 되게 하고 나라를 살릴 수도 있는 집단이다. 경제민주화, 사회적 기업, FTA 반대, 규제 증가를 주장하며 성장을 외면하는 반시장적인 후보는 나라를 망칠 주범이니 뽑아서는 안 된다.

둘째, 비리, 무능, 친북/종북 성향의 후보는 선출되어서는 안 된다. 종북, 친북적이라면 북한의 인민회의 대의원이 적격이고, 반시장적이라면 사회주의 쿠바에 적격이다. 비리를 저질렀다면 국회보다는 감옥으로 가야한다. 무능하고 지역주의에 물든 후보자라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공직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후보자는 뽑아서는 안 된다.

셋째, 지역의 이익만 고려하고 국가 전체의 상황은 무시하고 경시하는 후보자는 뽑아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대표이자 동시에 전체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헌법에도 국회법에도 국회의원은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중 FTA 등 국가 전체의 이익은 외면한 채 지역의 농업 종사자, 축산업자, 수산업자 등만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국회의원 후보자는 뽑아주지 않아야 한다.

   
▲ 국민은 국회의원을 뽑을 때 헌법 준수, 자유 확대, 복리 증진, 국익을 추구할 인물인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지역의 이익을 우선하는 인물을 뽑아선 안된다./사진=연합뉴스

넷째, 상식에 기반하여 행동하고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사람을 뽑아야 한다. 또 능력도 중요하지만 직책에 걸 맞는 자기관리가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툭하면 광화문 거리 농성이고 면책 특권이라고 막말을 일삼을 인물, 다시 말해 언행과 품행이 ‘선량’답지 못하다면 뽑아서는 안 된다.

정치가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무책임하다면 정치를 그렇게 만든 정치인을 뽑은 국민도 책임이 크다. 생산적이지 못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고 싸움만 있는 정치를 만들 정치인들을 제거하는 권한과 능력은 국민만이 가지고 있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정치가 살고 나라가 산다. 정치인 스스로 자정할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고 국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량’ 답지 않은 의원 입후보자는 걸러내야 한다. 국민이 해답이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1)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52석(지역 127, 비례 25), 새정치연합은 127석(지역 106, 비례 21), 선진당은 5석(지역 3석, 비례 2), 통진당은 13석(지역 7, 비례 6)을 차지했다. 지역구 의원 7명은 야권연대에 의하여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당선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통진당의 힘으로 얻은 의석이라고 하기 어렵다. 통진당 지역구 의원을 만들어낸 야권연대와 같은 선거야합은 국민의 선택을 무시한 지극히 비민주적인 행위로 20대 총선에서는 제한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2) 김현, “권역별 비례대표제 與 '악몽' 野 '희망'…19대총선 대입하니 현행 의석 및 野 혁신위(369석) 기준 시뮬레이션 결과, 與 과반의석 붕괴,” 뉴스1, 2015년 7월 28일. http://news1.kr/articles/?2349983 (방문일: 2015년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