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욱게이트로 4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정용욱게이트에 결국 사퇴했다.

최위원장은 1월 27일 4시 방통위 13층 기자실에서 사직기자회견을 갖고 사퇴했다.  위원장을 맡은 이후 46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시중위원장은 사퇴하게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퇴에 대한 모든 이유는 '사퇴발표문'에 들어있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기자들의 상상력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또 언론인 선배로서 뒷모습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던 평소의 소신이 있었는데 오늘 사퇴를 발표한 시점에서 이와 관련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 같이 얘기한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오늘 최시중위원장 사퇴기자회견이 열린 방통위 기자실은 2010년 12월 31일 종편,보도전문채널 선정발표 이래 가장 많은 기자들로 넘쳐났다. 모매체 기자는 방통위에서 오늘 만큼 기자들이 몰릴 기회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시중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직하며'라는 사퇴문을 직접 발표했다.



최시중위원장이 1월 27일 사퇴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시중위원장이 1월 27일 사퇴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위원장은 사퇴문에서 "처음 부름을 받았을 때 국가와 사회가 저에게 부여한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했고 모든 정성을 다하고자 했다"며 방통위 직책에 애정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표표히 떠나고자 한다"며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최위원장은 방송통신산업이 후손들의 20-30년후 먹거리가 될 것이며 지금 초석을 다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일했다는 평소의 소신을 다시 밝혔다.

사퇴의 도화선이 된 정용욱스캔들에 대해 최위원장은 "말이란 참 무섭습니다. 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방통위 조직 전체가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통한 심정을 밝히면서도 정용욱게이트와 최위원장간  직접적인 관련성은 부인하였다.

또 최위원장은 4년간 방통위정책에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있다면 본인의 부덕한 탓인 만큼 깊은 혜량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원장으로서 선택과 결단의 궁극적인 평가는 국민들과 역사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시중위원장의 사퇴문전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직하며

오늘 저는 제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직하고자 합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시대의 요청 속에 2008년 3월 26일 갓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연임을 하며 4년 남짓 방통위를 이끌었습니다. 처음 부름을 받았을 때 국가와 사회가 저에게 부여한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했고, 모든 정성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육체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표표히 떠나고자 합니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저는 재임기간 내내 방송통신산업이 앞으로 우리 후손들의 20-30년후 먹거리가 될 것이며, 지금 그 초석을 다져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그렇기에 다소의 반대가 있었지만 방송산업 개편을 시도했고, 스마트 혁명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미디어랩 법안 등 마무리 하지 못한 과제들이 있지만 네분의 상임위원과 직원들을 믿고 홀가분하게 떠나려고 합니다.

저의 사임발표가 갑작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지금이 제가 떠나야 할 때입니다.

연초부터 제 부하 직원이 금품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언론에 크게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일 검찰에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을 기소했습니다만, 부하직원에 대해선 지금까지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를 보았습니다.

말이란 참 무섭습니다.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 듯하게 착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방통위 조직 전체가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로 인해 방통위 조직 전체가 외부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당하거나,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미디어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주요 정책들이 발목을 잡혀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퇴임이 방통위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4년간의 방통위의 정책과 여러 가지 제도 개혁들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혹시라도 그 과정에서 저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부덕한 탓인 만큼 깊은 혜량을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방통위원장으로 취했던 저의 선택과 결단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는 국민들과 역사에 맡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방통위 가족들이 지난 4년간 보여주신 헌신과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일하는 즐거움으로 일이 힘든 줄을 몰랐습니다.

앞으로 한국 방송통신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묵묵히 성원하겠습니다.
2012년 1월 27일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