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와 상관없이 검찰수사 받아야" 의견도
27일 오후 15시 11분 방통위 대변인실은 공지문자를 통해 "16시에 13층 기자실에서 최시중위원장님 기자회견 있습니다."라는 급박한 문자를 출입기자들에 발송했다.

한산하던 기자실은 얼마 안 있어 주변에서 취재하던 기자들 150여명으로 꽉찼다.급작스런 최시중위원장 사퇴에 모 기자는 뭔일인지 모르겠다 최시중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다니라고 놀라움을 표시하며 사퇴를 직감했다. 모기자는 사퇴기자회견이며 사퇴문작성도 끝났다고 말했고 또 다른 기자는 최시중위원장사퇴한다는 정보보고를 하기도 했다.

최시중위원장이 들어서자 회견장내는 플래쉬세례로 넘쳐났다. 사퇴문을 읽기전 최위원장은 카메라를 향해 마치 피의자들이 검찰청사입구 포토라인에 서는 것 처럼 잠시 사진을 찍게 내버려 두었다. 본인이 신문기자출신 언론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사진을 편안하게 찍도록 배려해주는 여유를 보였다. 최시중위원장은 미리준비한 사퇴문을 어눌함없이 한줄 한줄 읽어 나갔다. 사퇴문 말미에 감정에 북받쳐 눈가에 눈물이 약간 고이는 듯했지만 이내 담담해졌다.

사퇴에 대한 맘의 준비를 이미 끝내서인지 홀가분한 느낌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들의 질의도 2건만 받고 말이 말을 만들므로 더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명박정원 최장수장관이자 최고령장관으로 MB와 임기를 끝까지할 유일한 순장장관후보였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최시중위원장이 기자회견장을 퇴장하는 순간은 마치 사람이 죽어 관이 나가는 순간처럼 혹은 아름들이 고목나무가 쓰러지는 순간처럼 아쉬움과 놀라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그 만큼 방통위하면 최시중, 최시중하면 방통위라는 말이 통할정도로 최시중을 떼어놓고 방통위를 얘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시중위원장이 결정적인 사퇴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한 기자의 답변에 이 사퇴문안에 다 들어있다고 답하고 있다.
▲결정적인 사퇴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최시중위원장은 "이 사퇴문안에 다 들어있다"고 답하고 있다.




방통위의 내부직원도 사퇴소식을 접하고는 깜짝놀랐다며 폭탄맞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방통위내부로서는 정용욱스캔들로 인한 불명예를 어느정도 털수 있는 기회가 된 반면 4년간 이어온 강력한 구심점을 잃게되어 진행되던 산적한 숙제를 정권말까지 못끝내고 표류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KBS의 여당추천 A이사는 최시중위원장은 임기동안 개인적인 결정이라기보다 정권의 결정이었겠지만 방송을 정치적 관점에서 산업적 관점으로 전환시켰다라고 평가했다. 또 여야 안배속에최위원장이나름대로 파열음없이끌어가기 위해 인내심을 발휘하며 유연하게 노력한 측면도 인정했다. 하지만 방통위라는 제도가 우리 정치문화에 잘 안맞기때문에 최위원장을 더 어렵게 했고 결국 최위원장의 낙마는 위원회제도의 희생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정부가 욕먹는 일을 해야 하는데 너무 몸을 사렸다며 그점이 실패다라고 말했다. 재송신같은 경우도모두에게 욕먹을 각오로 해야 국민동의를 받는다며 방통위의 정치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MBC의 야당추천 B이사는"사퇴배경이 된 측근의 금품수수라는 팩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검찰에서 처벌받아야 한다"고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최시중위원장이 임기동안 한 일이라면 4개씩이나 되는 종편을 허가해서 언론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다며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