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무분별한 손실 막고 공동의 이익 쟁취하기 위함"
신동빈 "개인적인 목적 취득하려는 것...롯데그룹 전 계열사 흔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두 형제의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28일 오전 10시 45분께 서울 서초 중앙지방법원 358호 법정에서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디스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진행됐다.

   
▲ 법정서도 치열한 두 형제 기싸움...회계장부 열람 가처분신청 '공방'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민사합의51부(조용현 부장판사) 주관으로 열린 이날 법정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법무법인 양헌과 두우에선 3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의 김앤장에선 4명의 법률 대리인이 참석했고 약 1시간 가량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회장 측을 상대로 낸 첫 공판인 만큼 50여명의 기자가 이 자리를 찾아 공방전에 귀 기울였다.

신 전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13.45%를 보유하고 있는 대 주주로서 중국관련사업이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부실 내용을 파악하고 시정할 목적으로 주주의 위치에서 본건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쇼핑이 중국에 거액을 투자해 부동산 등에서 손실이 확대 증가했고 경영상황이 악화됐음에도 해명하는 절차를 가지지 않아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신동빈 회장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긴 커녕 에비탈 기준 손실액을 운운하며 손실을 축소하기 급급하고, 앞으로 이런 투자 사업을 계속 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가처분 신청은 감독하고 시정해서 무분별한 손실을 막고 공동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롯데쇼핑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인은 "이 사건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 행사는 부당하다"며 반박했다.

신동빈 측 변호인은 "대법원은 경위 목적, 악위성, 회사의 손해를 끼치는 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의 열람을 제한하고 있다"며 "과연 신동주 측이 다른 주주를 위해서 신청한 것인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김앤장 측은 "신동주 측은 표면상으로 정당한 경영감사권을 얘기하고 있으나 개인적인 목적을 취득하려는 것"이라며 "소송 건으로 장차 모든 롯데그룹 계열사의 분쟁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차원의 주요 사업인 '롯데면세점' 특허입찰 심사를 앞둔 분리한 시기에 소송을 제기한 점을 그 증거로 들었다. 명백히 회사를 해치는 행위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김앤장 변호인은 "면세점이 상실되면 상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 점이 신동빈 회장의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공격하고 있다"며 "전 근대적인 가족기업에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진 국민기업이 될 것을 약속한 신동빈 회장의 의지를 저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중국진출 건은 신동빈 회장이 아닌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내린 결정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당시 중국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상세히 보고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손실 발생 원인에 대해서도 유통업의 구조적 특성, 글로벌 경쟁 기업의 진출, 중국정책과 내수침체 등을 언급하며 신동빈 회장 측의 경영 자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처분 신청은 신격호, 신동주 두 사람의 이름으로 제기됐지만, 이날 심문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것으로만 분리해 진행됐다.

재판부가 신청인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로 있어 절차상 부적합 하다는 신동빈 회장 측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을 감사로 변경한뒤 신청인에 포함시키라고 주문했다.

또 재판부는 양측 공방이 오고가면 시간이 부족할 것을 감안해 2차 심문기일을 12월2일 오후 4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