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확보 위해 여론 조성 홍보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2012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의 시급한 과제’ 세미나가 31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방송학회가 주관했지만, 방송협회 차원에서 그 동안 주장해온 700MHz 주파수 할당 문제가 주요 토론주제로 떠오른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12월 15일 방송협회가 주최한 ‘700MHz 주파수 활용에 대한 긴급 토론회’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발제자 김경환 상지대 교수를 비롯해 강형철 교수, 고민수 교수, 최영묵 교수, 이종화 KBS 기술국장, 김성근 MBC 디지털 국장, 정미정 공공미디어 팀장, 이은영 소비자시민모임 팀장 모두 700MHz의 통신용 40MHz 할당을 반대했다.

2012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의 시급한 과제 (주최, 한국방송협회)
▲2012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의 시급한 과제 (주최, 한국방송협회)

시민의 정보전달 차원에서 700MHz가 통신용으로 배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혹은 방송용으로 배정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은 없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라고 발표는 했지만, 대부분 ‘방송 사업자 입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MHz를 각각 잘라서 할당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700MHz에 대한 할당 계획의 일부가 전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는 아니지만, 세미나 토론자들은 대부분 “700MHz의 주파수중에서 40MHz를 몰아서 할당한 것이 아니라 20MHz씩 잘라서 각각 배정했다. 사실상 방송용 주파수가 들어갈 틈이 없다. 방송이 들어가게 되면 700MHz의 효율성은 완전히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할당된 주파수 폭은 728~748MHz, 783~803MHz인데, 방송용 주파수는 최소한 42MHz가 필요하기 때문에 들어갈 폭이 없다는 주장이다.

MBC와 KBS 관계자의 주장이다. 방송 관계자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1차적 이유는 방송통신위원회의 40MHz 주파수 할당이 사실상 통신용 주파수 할당 정책이라는 것이고, 2차적 이유는 새로 선임되는 방송통신위원장이 기존 정책을 새롭게 전환하길 원하는 차원이다.

◆디지털 전환의 최대 수혜자는 가전업체!!

김경환 교수는 “디지털 전환 정책이 사실상 목표를 잃었다. 최대 수혜자가 가전업체가 되고 말았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전환에서 시청자와 방송사업자가 최대 수익을 얻어야하는데, 주변에 있던 가전업체, 통신업체, 방송통신위원회가 최대 수익을 얻고 있다. 주파수 경매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익을 얻게 되어서 그것 또한 논란에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이종화 KBS 기술국장은 “2012년 12월 31일 새벽 4시에 아날로그 방송은 무조건 꺼진다. 700MHz 주파수를 잘라서 팔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날 철탑에 올라가서 동시에 채널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예기간을 2013년 10월까지 달라고 요청을 해놨다”면서 디지털 전환의 현실을 설명했다.

또 이종화 기술국장은 “디지털 전환이 당초 HD의 보급으로 알려졌는데, 갑자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에 가입한 아날로그 가입자도 디지털 전환을 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해석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5000억원이나 투자해서 HD 보급을 했는데, 아날로그 방송을 수신하는 것도 디지털 전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막대한 시설 투자를 고려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임함에 따라, 새로 부임할 방송통신위원장이 디지털 전환 정책과 스마트폰 정책에 있어서 무게중심을 어느 곳에 두느냐에 따라, 700MHz에 배정된 40MHz가 통신용으로 펼쳐질지 혹은 새로운 주파수 정책이 펼쳐질지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