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자회견 갖고 수신료인상 당위성 발표

KBS는 1일 수신료 인상 설문 조사 발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미디어 리서치와 KBS 방송문화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조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KBS 이사회는 2천 5백원에서 3천5백원으로 1천원 인상하기로 의결했는데, 천원 인상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물음에 대해 찬성이 67.5%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또한 ‘공영방송 KBS의 예산 수요와 적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비정치적인 수신료 산정 위원회를 설치해야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2.1%가 찬성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길환영 kbs 부사장.
▲길환영 kbs 부사장.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여론조사 신뢰도에 의구심을 보였다. 미디어 리서치가 조사한 설문조사의 질문에서 “수신료 인상이 적절한지”에 대한 핵심 문안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BS 길환영 부사장은 “수신료 인상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2월 국회에서 처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므로 수신료 인상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미디어 리서치측도 “국회에서 논의중인 상황이므로 수신료 인상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선교 의원의 녹취록 파문 때문에 수신료 인상이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멈췄던 것인데, 이것에 대한 KBS의 입장 표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KBS는 “수사기관의 발표 외에는 입장이 없다. 이미 결론이 났다. 회사 차원의 조사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언론학자들의 여론조사 결과 YTN은 43%의 높은 신뢰도를 받았지만, KBS는 13%에 못 미치는 신뢰도를 받은 적이 있는데, 공영방송으로서 추락한 신뢰도 회복의 방안은 있느냐”는 질문에 KBS측은 “KBS의 신뢰도는 높다. 지난번 광고주협회에서 여론조사한 결과 KBS가 1위를 기록했다. 광고주협회는 경제적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가장 믿을만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답변했다.

◆ 조사결과 발표 목적은

이번에 KBS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궁극적인 목적은 정치권을 향한 압박으로 분석된다. KBS 내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야당이든, 여당이든 누가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다. 2년 전 상황과 거의 비슷하다. 정치권에 일침을 가할려고 발표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길환영 부사장은 “수신료 산정 위원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달 5일 국회 문방위를 통과한 ‘KBS 수신료 인상 및 KBS 공영화 논의를 위한 소위원회’에서 ▲수신료 1000원 인상 ▲KBS 사장 선임 지배구조 변경 ▲수신료 산정 위원회 설치 등 3가지 쟁점 사항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BS는 1일 수신료 인상 긴급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미디어 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월 임시국회의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전해진다
▲KBS는 1일 수신료 인상 긴급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미디어 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월 임시국회의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전해진다

KBS 내부 관계자는 “수신료 산정 위원회 설치가 이번에 통과된다면, 문방위를 거쳐서 국회 의결을 거쳐야 수신료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이 없어질 수도 있다. 수신료 산정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수신료 산정 위원회가 혹시 통과가 안되어도 30년동안 동결된 수신료가 1000원이라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질문지에서 답변 항목에도 함정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답변 항목은 4가지인데, ①매우 동의한다 ②대체로 동의한다 ③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④전혀 동의하지 않는다이다. 이 중에서 ‘③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 문항이 강한 부정에 가까운데, 동의하지 않는 중간대 질문이 없어서 ‘대체로 동의한다’는 답변의 응답률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미디어 리서치는 “부정적 답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답안지를 사용한 것이다.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많이 사용해서 사용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 한길 리서치와는 전혀 다른 결과

공공미디어 연구소가 지난해 6월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와 KBS측 여론조사가 전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공미디어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한길 리서치에서 담당했다. 당시 공공미디어연구소는 “한길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과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신료 인상 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80.2%가 반대한다고 답했고 찬성한다는 국민들은 16.1%에 그쳤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