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리더 김태원, 담백한 삶의 고백

이번 주 <낭독의 발견>에서는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출연해 35년 동안 기타와 함께 한 ‘음악인생’을 들려준다. 우연히 잡게 되었다는 기타와의 첫 만남부터 27년 동안 그룹 ‘부활’의 리더로 살아온 세월을 회상하며 수많은 좌절과 슬픔을 토로한 김태원은 한때의 실수로 수감돼 모든 이들이 등을 돌렸을 때 매일 면회를 왔던 아내에게 받은 지고지순한 사랑에 미안함을 고백한다. 더불어 만나는 순간 소울메이트가 되었다는 배우 김영호가 함께 나와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음악으로 세상에 말 걸다"

한 소년에게 별이 있었습니다. ★모양이었죠. 너무 홀로 오래 간직했으므로 소년에겐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오랜 후에 저 하늘의 별은 ★모양이 아니라 누구나 알듯 타원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중략) 천재든 둔재든 관계없이 많이 생각하는 자가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완벽은 모든 착오에서 시작됩니다. 그대의 콤플렉스에 전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김태원 글 『우연에서 기적으로』中

(우측에서) 김영호, 김태원
▲(우측에서) 김영호, 김태원

한 줄기 조명 아래, 보기 드물게 강렬하고 격정적인 「기타속주」로 <낭독의 발견> 첫 무대를 열어준 김태원. 음악과 삶에 대한 열정과 고집을 담은 그의 첫 에세이집 『우연에서 기적으로』중 <콤플렉스>를 낭독하고,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세상의 관심과 호의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느낀다고 말한다.

자신도 한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콤플렉스로 괴로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김태원은 두 번째 낭독으로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을 들려준다.

◆“기타와 함께한 35년, 우연한 첫 만남”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35년의 세월을 김태원과 함께 했다는 기타와의 첫 만남에 대해 듣는다. 기타라곤 사실 구경도 못했던 중학시절, 친구의 기타를 보고 괜한 질투심에 더 많이 아는 척했던 날을 회상한다. 더불어 그의 고등학교 시절 신화인 ‘기타라면, 강남엔 신대철 강북엔 김태원’에 대해 묻자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사실 자신은 신대철의 얼굴을 알지도 못했다며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런 경쟁구도를 대중들이 만들어 주었기에 80년대의 록 붐이 가능했다며 지금도 끝없이 음악이라는 이름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룹 <부활>의 리더로 27년을 숨 쉬다."

김태원은 1985년, 그룹 <부활>이 결성된 지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고 전하며 그는 지나온 세월이 슬픈 세월이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짧게 스쳐버린 세월이라면 앞으로의 27년도 짧을 것 같아요.’ 라 답했다. 더불어 그동안 어쩔 수 없이 구차하고 비참함을 느꼈던 시간들이 있었음을 토로한 김태원은 수많은 구설수를 못 들은 척 했던 시절, 지인들과 멤버들마저 등을 돌렸던 사건들이 있었음을 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슬픔의 시기가 있었기에 부활과 음악이 아름다워졌다고 말한다.

◆"빛과 그림자 같았던 나날들의 고백"

사방은 달빛 속에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노스님은 빙그레 미소만 띠고 있었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중략) “스승님과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는데 왜 우리는 여기 남아 있는 걸까요.” 아이는 쉴새없이 노스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어디를 가나 네가 우주의 중심부이니라." 노스님의 대답이었다. 이외수 글 『벽오금학도』中

<부활>이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때, 갑자기 세상과 격리되었던 사건에 대해 털어놓은 김태원은 그에 대한 깊은 후회와 그때에도 지금도 한결같이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어서 그는 수감 중이던 그 때 아내가 가져다준 유일한 책인 이외수의 소설『벽오금학도』를 낭독으로 전하며 이 책이 인생의 최초의 독서라고 고백한다. 난생 처음 책 속에서 새로운 세계와 즐거움을 찾았던 때를 회상한 뒤 김태원은 그로 인해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지금의 김태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또 하나의 나를 만나다"

서로를 든든히 받쳐주는 친구, 배우 김영호와 김태원이 <친구야 너는 아니>를 노래와 낭독으로 들려준다. 이어서 김태원은 이 노래가 이해인 수녀의 시에 자신이 곡을 입혀 탄생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그저 시끄러운 록 음악으로 생각하고 거절했던 이해인 수녀였지만 나중에 노래가 만들어졌을 때는 누구보다 기뻐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덧붙여 공교롭게도 비슷한 무렵 강변가요제에 출전했던 기억을 나누던 김태원과 김영호는 요즘 글쓰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과 언젠가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까지 닮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자주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만난다 해도 주고받는 말은 몇 마디 되지 않는다는 두 사람은 오히려 그렇기에 말 보다는 마음과 영혼이 통하는 ‘평생 친구’라 힘주어 말한다. 김영호는 진한 우정을 건네듯 <장난감 병정>을 전하고, 김태원은 그에 대한 답가로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 <사랑>을 어쿠스틱 기타로 들려주며 <낭독의 발견>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그룹 '부활'의 리더, 음악이라는 날개를 달고 삶을 노래하는 김태원과 함께하는 385회 <낭독의 발견> ‘내 삶의 쉼표는 없다’편은 2월 2일 (목) 밤 12시 35분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