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부상병동 두산 베어스가 정수빈·허경민·박건우 등 젊은 피 3인방을 내세워 14년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미라클’ 두산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는 31일 삼성 라이온스와 맞붙은 5차전에서 13대 2로 대승을 거두며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 컵을 거머쥐었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95년·2001년에 이어 14년만에 우승컵을 안으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 두산 14년만의 우승…젊은피 3인방 정수빈·허경민·박건우 있었네./사진=두산 한국시리즈 14년만에 우승 SBS 캡쳐
두산의 한국시리즈 14년만의 우승은 그야말로 미라클로 불릴만하다. 두산은 정규시즌 3위를 차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 5경기를 거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한 달 가까이 쉬며 체력과 컨디션 조절을 하며 프로야구 역사상 통합 5연패라는 꿈을 꾸고 있었다.

이에 비해 두산은 잇단 경기로 체력은 떨어졌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정수빈은 손가락을 여섯바늘 꿰매는가 하면 양의지는 발가락에 금이 가는 부상속에서도 이을 악물었다. 온 몸에 파스를 붙이고 진통제로 아픔을 달래가며 치고 달리고 막아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두산의 투지는 살아났고 팀워크는 탄탄해졌다. 그리고 결국 우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의 우승에 어느 선수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는 없었지만 주장 오재원의 투혼과 젊은 피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90년생 동갑내기 3인방의 활약이 특히 빛을 발했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왼손 검지에 공을 맞아 6바늘을 꿰맸다. 2차전을 쉰 정수빈은 구단의 만류에도 대타, 대주자로라도 뛰기를 희망했다. 정수빈은 3차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전 2루타를 포함해 3차례 출루에 성공하며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
이어진 4차전과 5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고 5차전에서는 우승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폭발했다.

정수빈은 한국시리즈 타율 0.571(14타수 8안타) 5타점을 기록 팀 우승의 일등공신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뽑혔다.

정수빈과 동갑내기 허경민도 가을 야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활약을 펼쳤다. 허경민은 외국인 선수 잭 루츠-데이빈슨 로메로의 부진으로 꿰찬 3루를 맡아 풀타임을 뛰었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23안타)에 한국시리즈 타율 0.474에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청소년 대표팀의 동료들에 비해 저평가됐던 허경민은 올해 가을야구를 통해 미라클 두산의 기적에 미라클 허경민으로 거듭났다.

두산의 기적 뒤에는 위기마다 결정적 수훈을 세운 정수빈 허경민의 동갑내기 박건우도 빼 놓을 수 없다. 채 주전을 굳히지 못한 박건우는 가을야구에서 두산의 해결사역을 톡톡히 해냈다.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준플에이오프 1차전이었던 지난달 10일 연장 10회 박건우는 끝내기타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역전 결승타를 날렸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3회말 3-0으로 거리를 벌리는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두산은 박건우의 활약에 힘입어 3회 5득점을 하며 삼성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14년만의 우승 못지 않는 미래를 얻었다.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의 동갑내기 젊은 피 3인방이 밝힐 미래는 두산 베어스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