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기의 블랙박스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추락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집트와 러시아 당국은 기술 결함에 원인을 찾고 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기의 블랙박스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이집트 정부는 사고 당일인 31일(현지시간) 224명을 태우고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A321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등 본격적인 사고 수습에 나섰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IS 이집트 지부는 트위터 계정에 한 여객기가 추락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칼리프 전사들이 시나이지방을 지나가는 비행기를 격추했다"며 "220명 이상의 러시아 십자군이 모두 죽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너희는 이슬람교도의 땅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며 러시아인을 위협하는 발언도 했다.

러시아와 이집트는 기술적 결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IS 소행 가능성을 낮게 보는 상황이다.

러시아 교통부는 "일부 매체가 테러리스트들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도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기 전에 예단할 수 없지만, 비정상적 활동이 배후에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 일부 언론에서는 추락한 여객기가 1997년 제작돼 20년 가까이 사용된 항공기라고 설명하며 기술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고 항공기 부조종사의 아내인 나탈야 트루카체바도 러시아 국영 NTV에 출연해 "남편이 비행 직전에 항공기의 기술적 상태가 바라던 수준에 못 미친다면서 불평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군사 전문 블로거인 모함메드 만수르 역시 "어깨에 올리고 나서 쏘는 미사일로 약 10km 상공에 있는 비행기를 격추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고 일간 데일리뉴스이집트는 보도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집트와 러시아 당국이 분석에 착수한 블랙박스가 사고 원인을 규명할 핵심 단서로 떠오르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기의 꼬리 부분에서 블랙박스 2개를 회수해 전문가 분석 의뢰에 들어갔다.

러시아도 전문가들을 급파해 이집트가 주도하는 사고 조사에 참여했다. 프랑스의 항공사고 조사관 2명도 사고기종을 제작한 에어버스 사의 전문가 6명과 함께 조사에 동참했다.

이와 관련해 이집트 당국은 사고 직후 여객기가 이륙 후 관제센터에 기술적 결함을 보고하면서 비상착륙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나중에 여객기에서 SOS 신호나 이상 징후가 없었다며 앞서 발표를 뒤집었다.

호삼 카말 항공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객기가 추락할 때까지 여객기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교신이나 구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시신 129구를 수습했다.

이집트 당국은 수송기를 동원, 시신 113구를 카이로에 있는 안치실로 운구했으며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인 1일을 국민 애도의 날로 선언했다.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전날 오전 5시51분(한국시간 낮 12시51분)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부에 있는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중북부에서 추락했다.

여객기는 이륙한 지 23분 만에 해발 3만 피트(약 9100m) 상공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이 여객기에는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승객 217명과 승무원 7명 등 224명이 타고 있었으며, 전원 숨졌다. 탑승자 중 221명은 러시아인이고 나머지 3명은 우크라이나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