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과서 통절한 반성…국사학계 창조적 파괴 이루어져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발표, 야권의 극렬반발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가 발표됐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기존의 검정 제도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불가능하다”면서 “더 이상의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국정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4일 집필진과 편찬기준이 발표된다. 이에 따라 오는 2017년부터 중고교 역사교과서는 현행 검정교과서에서 국정교과서로 바뀐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국정교과서에 대해 검정 교과서에 비해 배 이상의 집필진을 투입할 것이라 강조했다.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내용을 검증하며, 이것이 나올 때마다 웹에 전시하는 등의 방안으로 국민과 함께 검증하여 교과서 편향성을 충분히 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환영했다. 김무성 대표는 “국정교과서 확정고시가 속시원하다”면서 “정쟁이 국익보다 우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력한 대투쟁에 나섰다. 지난 주 문재인 대표의 긴급기자회견 이후 강력투쟁을 선포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가 발표되자, 예결위 및 상임위까지 모든 의사일정에 불참했다. 국정화 철회와 황우여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규탄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예산심사도, 법안심사도, 청문회까지 멈춰선 국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국정교과서 대투쟁으로 인해 국회의 할 일은 모두 올스톱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이거니와 법무부장관 청문회,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선거구획정이 당장 큰일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이 상황을 반전하려면 실현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정교과서 방침을 야기한 현 검정교과서 실태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국사학계에 대한 창조적 파괴 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러리라 기대되진 않는다./사진=연합뉴스

대안 없는 반대, 명분 없는 농성, 답 없는 ‘새정치’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안 없는 반대, 명분 없는 농성, 답 없는 ‘새정치’ 행태를 벌이고 있다. 우선 국정교과서 검정교과서 여부의 판단은 전적으로 교육부의 몫이다. 국회가 왈가왈부할 것 하나 없다. 그런데 새정치는 작금의 공교육 체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 기존 검인정 교과서의 좌편향성과 반대한민국적 기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해결책을 전혀 내놓지 않는다.

게다가 대안 없는 반대, 명분 없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속내는 쉽게 읽힌다. 국정교과서 문제가 너무 커졌고 이로 인해 6개월 남은 내년도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정치 중심에서 멀어져 있는 비노세력은 시간이라는 기회를 거의 잃어버렸으며, 중심지도부인 친노세력은 공천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과거 386 시절의 시위 습성을 잊지 못해 국회 내 마련한 농성장에서 주먹을 내뻗고 있는 자들 중 일부는 내심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헌법 가치에 합당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부여하는데 현재의 교과서로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3년간의 검인정 체제에 수많은 모순과 왜곡이 확인되었고 ‘민중사관’ ‘민족나르시즘’에 매몰된 국사학계 스스로가 이를 자정할 능력이 없다고 밝혀진 지금, 국정교과서 전환 방침은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어야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밝힌 대로 “좋은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느냐, 어떤 것이 좋은 교과서냐, 누가 이를 주도하고 검증하느냐 하는 문제는 이제부터의 현안”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국정교과서 대투쟁으로 인해 국회의 할 일은 모두 올스톱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이거니와 법무부장관 청문회,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선거구획정이 당장 큰일이다./사진=미디어펜

새정치민주연합이 상황을 반전하려면 실현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정교과서 방침을 야기한 현 검정교과서 실태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국사학계에 대한 창조적 파괴 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러리라 기대되진 않는다. 전교조 등 지난 10~15년간 역사교육으로부터 비롯된 우덜식 헤게모니, 가늠하기 어려운 ‘민중사관’ 기득권의 크기, 사활이 걸린 역사전쟁의 문제를 감안하면 정치적 이득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패배는 예견되어 있다. 참 대단한 제 1 야당이다. 계속 그렇게만 하시라.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