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정상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 주재
통상본부장 "어느 때보다 APEC 역할 필요해"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 경제체 통상장관들이 첫 다자 협력체 회의를 한국에서 가진다.

   
▲ 산업통상자원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산업통상자원부는 15~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한국은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이어 20년 만에 APEC 의장국으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아태지역 21개 주요 경제체 통상장관들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등이 참석한다. 

이번 통상장관회의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주요 경제체 통상 분야 장관급이 모이는 첫 다자 협력의 장이다. 이 자리에서는 무역·투자 자유화 및 원활화 등 다양한 통상 이슈와 역내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부는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제와 연계해 ▲무역 원활화를 위한 인공지능(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을 주제로 3개 세션을 구성했다.

무역 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세션에서는 통상 분야에서 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세션에서는 AI 원칙(OECD Principles on AI) 제정 등 AI 국제 통상 규범화 작업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요시키 타케우치 OECD 사무차장이 발제한다. 관세·통관 행정에서의 AI 활용과 AI 표준 정보 공유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세션에서는 WTO의 혁신 방안과 그간 통상장관회의의 꾸준한 주제였던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APEC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세션에서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이 발제자로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의 미래를 위한 협력 방향 등에 대해서 발표한다. 

16일 진행되는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세션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뿐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 등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인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7%, 국내총생산(GDP)의 약 61%, 상품 교역량의 약 49%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경제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1989년 각료회의로 출범해 1993년부터 정상회의로 격상됐으며,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와 원활화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창출했다. 그간 통상장관회의에서 도출된 협력 방안이 이러한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부는 이번 성과가 올해 하반기 정상회의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과 협력해 정상회의 주간 APEC 경제인 행사를 내실 있게 준비해 글로벌 경제인 간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 의장을 맡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APEC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으며 엄중한 글로벌 통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어느 때보다 APEC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다자무역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오늘날 본 회의 논의 결과가 세계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장관회의가 세계가 당면한 정치적, 경제적 갈등과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되는 소통과 협력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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