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군사교류 협력 논의"…창완취안 "폭넓은 협력 필요"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과 양자회담을 하고 양국 국방·군사교류 협력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우자나호텔에서 열린 ADMM-Plus 본회의장 옆 별도의 회의실에서 20분간 회담을 열어 현재 진행 중인 국방군사 교류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이를 더욱 심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한 장관은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중관계가 국가적 차원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데 국방분야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발전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교류협력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중국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입장 표명이 없었다"면서 "중국 측도 남중해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한 장관은 "본회의 연설에서는 남중국해 지역은 우리나라의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교통로로서 우리의 이해관계가 큰 지역"이라며 "우리 정부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고, 그 지역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을 묻자 한 장관은 "중국은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항해의 자유나 상공 비행의 자유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다. 보장하고 있다는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회담 시작에 앞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리커창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넓은 협력의 기회가 마련됐다"며 "양국 정상의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다. 앞으로도 폭넓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이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공동선언문까지 채택되지 못하도록 한 남중국해 문제를 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은 것은 '전선'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중국 측 의지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이번 ADMM-Plus에서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등 7개국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항해와 상공 비행 자유 보장을 강력히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 우리나라도 휘말리는 모양새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미얀마 등 10개국은 중립적 입장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리 대표단은 지난 3일 저녁 현지에 도착한 중국 대표단과 접촉해 회담 시간을 협의했으나 중국 측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회담 시간 확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ADMM-Plus 폐막 2시간 전에야 가까스로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 한민구 국방장관, 인니 장관과 KF-X 사업 논의…"사업 정상 추진 협력" 당부./사진=국방부 제공

이어 한 장관은 인도네시아 리야미자드 리아쿠두 국방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고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인도네시아 측에 대해 최근 의회에서 890억원의 체계개발사업 예산을 승인한 것을 평가하고 KF-X 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이날 ADMM-Plus 폐막식을 끝으로 말레이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