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브랜드 2020년까지 6종 고급차 라인업 출시

[미디어펜=김태우기자]현대차가 제네시스를 기존과 다른 고급차 브랜드로 독립시켜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외국 명차와 정면 대결에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1관에서 정의선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임직원과 국내외 언론인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을 선언했다.

   
▲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행사장에 직접 나선 정의선 부회장/미디어펜

이날 런칭에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와 질의응답까지 받으며 무게감을 실었다. 이는 위기에 처한 기아차를 반석에 올렸던 정 부회장의 저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차를 고급차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고급차 브랜드 런칭은 1967년 창립 이래 48년간 '현대'라는 단일 브랜드로 대중차 시장을 장악해 온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세계 고급차의 연평균 판매 증가율은 10.5%로 대중차 시장 증가율(6.0%)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호황이다.

고급차는 2012년 698만대, 2013년 760만대, 2014년 833만대가 팔리며 급성장 중이며 대중차는 2012년 7048만대, 2013년 7346만대, 2014년 7612만대로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편이다. 지난해 렉서스의 판매는 전년 대비 9.0% 증가한 반면 도요타는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BMW 등 고급차 기반 완성차 그룹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8%에 달한다. 인도 타타모터스가 2000년 후반 재규어·랜드로버,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2020년까지 총 6종에 달하는 고급차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 첫 시작은 기존 에쿠스로 국내 최대형 럭셔리세단의 자존심을 지켜오던 모델을 세롭게 런칭한 제네시스브랜드에 맞게 탈바꿈한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후발 주자이지만 글로벌 고급차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시로 기존 글로벌시장에서 약세를 보인 현대차브랜드 이미지 쇠신을 노리고 있다.

앞서 출시한 제네시스 모델을 통해 독일 고급세단브랜드와 호각을 다투는 성능을 인정받은바 있는 현대차였다. 하지만 모두 입을 모아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남겼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 글로벌 시장의 위기속에도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개발 착수 시점부터 2008년 런칭을 목표로 개발이 추진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연기됐었다.

2008년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직후 현대·기아차 연구소에 대한 대대적인 설비 개선 작업이 이뤄졌고 설계, 디자인, 시험 분야 등 고급차 개발 실무진으로 구성된 인력을 독일 등 유럽으로 보내 최신 럭셔리 문화를 연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3년 11월에 2세대 제네시스가 출시됐다.

2세대 제네시스는 2014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에서 승용차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는 등 안전성 면에서 세계 최고 반열에 올랐다. 미국에서 지난해 잔존 가치 최우수상까지 받았다. 지난 1~9월 누적으로 미국에서 1만9146대가 팔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이어 럭셔리 차급 3위에 오르기도 했다.

   
▲ 제네시스 브랜드로 선보일 고급세단 콘셉트카/미디어펜

제네시스 브랜드의 방향성은 '인간 중심의 진보'다. 지능형 안전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알파벳 'G'와 차급을 보여주는 '숫자'가 조합된 신규 차명 체계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출시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 오는 2017년 하반기에게 출시될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으로 명기할 예정이다. 다만 내달 출시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국내에서만 EQ90을 쓸 방침이다.

알파벳 'G'와 '숫자' 기반의 차명 체계는 이후 출시되는 중형, 대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고급 스포츠형 쿠페에도 적용된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디자인 차별성을 강화하고자 별도의 디자인 조직도 만들었다. 내년 상반기에 합류할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도 제네시스 브랜드 강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런칭 초기에는 현대 브랜드와 고객 접점을 공유하고 중장기 계획에 따라 채널 분리를 추진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며 “현대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최근 글로벌 명차들이 속도를 내는 고성능 럭셔리 차량 경쟁에 뛰어든다.

현대차가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높은 동력 성능 기반의 고성능 브랜드 'N'이 현대 브랜드 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적용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은 신규 개발 모델 4종을 포함해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라인업을 구성할 총 6종의 모델 중 일부 차종을 기반으로 개발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