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0% 달하는 계약금, 1조원 클럽가입 보너스

[미디어펜=이승혜 기자]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한미약품이 수조원대 기술 해외수출에 성공하며 해외시장 진출의 롤모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한미약품이 수조원대 기술 해외수출에 성공하며 해외시장 진출의 롤모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한미약품 홍보영상 캡처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프랑스계 다국적 제약사 빅파마 사노피와 39억 유로(한화 4조8282억원) 규모의 당뇨병신약 파이프라인 '퀀텀 프로젝트'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기술수출이다.

한미약품의 행보가 의미 있는 것은 고부가 신약기술 선점이 업계와 국내의 신 성장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는 해외 시장에 진출에서 규모와 신약 개발 측면에서 늘 고배를 마셔야했다.

업계 안팎으로 해외 수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글로벌 3상 임상 진행시 천문학적으로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제약업계는 늘 복제약(제네릭) 시장 쪽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일시불로 입금되는 계약금만 4억 유로, 한화 약 5000억원으로 미국 공정거래법상 승인이 조기에 이뤄져 연내 계약금이 들어오면 한미는 연매출 1조원 초과 달성은 물론 단숨에 업계 1위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3분기 7275억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했으며 계약금 5000억원과 영업실적이 합쳐지면 유한양행과 녹십자까지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은 내수시장 선점에만 머물렀던 제약업계의 해외진출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연구개발(R&D)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다국적 기업과 접촉을 시도했다.

지난 10년간 8000억원에 달하는 R&D 투자 비용으로 신약 개발에 매진해 한때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급기야 회사 안팎에서 R&D 투자를 조정해 영업이익을 거두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152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이같은 꾸준한 R&D 투자의 효과가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올해 3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BTK 저해제 'HM71224'의 개발과 상업화에 관한 라이선스 및 협력계약을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내성표적 항암신약 'HM61713'에 대한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올해 일라이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 후 두 달 안에 계약금을 받았다는 점에서 연매출 1조원 초과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은 당뇨병치료제 환자를 중점으로 만든 신약이 시대적 요구와 맞아 떨어져 가능했던 것”이라며 "국내 제약업계 역시 신약개발 투자비율을 높이는 등 한미약품이 업계 성공모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당뇨치료제 개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무척 기쁘다”며 “퀀텀 프로젝트 성공 개발의 최적 파트너인 사노피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당뇨 및 대사이상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