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 뛸수록 아버지의 대단함 느껴…진로 아직 못 정해, 많은 사랑 받았다"

[미디어펜=임창규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틀 차붐' 차두리(35·서울)가 7일 은퇴식에서 "정말 제가 한 것 이상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차두리는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 전반전이 끝난 후 그라운드로 나와 홈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서울 주장 차두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세 시즌 동안 많은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저는 한국 축구에서 가장 복 받은 선수"라고 말을 이었다.

또 "은퇴 후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란 뜻으로 알고 모든 축구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좋은 삶을 살겠다"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전광판에는 차두리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이 나왔고 응원석에는 '고마웠어 차두리'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도 경기장에 나와 아들의 은퇴를 축하했다.

차두리는 이어진 은퇴기자회견에서 "축구를 하면서 저의 기준은 차범근이었다. 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뛰면 뛸수록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느낄 수 있었다. 축구에서는 차범근의 근처에도 못가 '졌다'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 7일 열린 차두리 은퇴식 전광판에는 차두리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이 나왔고 응원석에는 '고마웠어 차두리'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도 경기장에 나와 아들의 은퇴를 축하했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가 차두리 고별전을 위해 만든 포스터./사진=대한축구협회

이어 은퇴 이후의 인생에 대해 "감독 자격증을 따는 것은 맞다. 유럽에서 배우는 과정에서 제게 가장 맞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면서 "감독과 행정가 중 무엇을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슷한 시기 은퇴를 선언한 이천수(인천)에 대해서는 "저희가 2002년 월드컵 당시 막내였는데 은퇴하는 걸 보면 나이가 많이 들었다"면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국민께 돌려주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라 밝혔다.

2002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선수로 첫 걸음을 내디뎠던 차두리는 2013년 서울에 입단하면서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통산 114경기에 출전해 2골 7도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