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의약품 생산액 업계 1위 '기염'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한미약품이 일주일 사이에 무려 6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의 쾌거를 거둔 가운데 전폭적인 연구개발(R&D)이 일궈낸 성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옥신토모듈린 기반의 당뇨·비만 치료 바이오신약 ‘HM12525A'에 대해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 한미약품이 최근 잇따라 다국적 회사와 수조원대의 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R&D 투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계약금만 1억500만 달러(약 1700억원)로 임상 단계별 성과보수로 8억1000만 달러(약 9300억원)를 받는다.

지난 5일에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치료제 ‘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약 5조원 수출했다. 초기 계약금은 7356억원으로 지난해 한미약품 매출(5820억원)을 상회한다.

한미약품의 이같은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R&D 투자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인 팜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의 의약품 생산액은 7조626억원으로 전년(7조3532억원)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역시 1.1% 줄었다.

의약품 생산액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제약사들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자사제품의 연구개발보다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도입품목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매출액 1위인 유한양행은 자체 의약품 개발보다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품목 판매에 집중한 결과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상품 매출이 72.8%까지 치솟았다.

상품판매 매출과 달리 자체 의약품 생산액은 2010년 4092억원에서 지난해 3456억원으로 최근 4년간 15.5%나 줄었다.

반면 한미약품은 전체 매출액의 20%를 R&D 부문에 투자한 결과 지난해 자체 의약품 생산액이 5837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5.9%로 업계 평균(6.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최성규 팜스코어 최성규 수석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사례는 국내 제약업계에 길이 남을 신화를 쓴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 토종제약사의 신약개발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