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12일 전격 회동, “통합”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장본인으로 각각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상징하는 인물들의 만남이라 주목을 받았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민우 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12일 공개적으로 1시간여 면담을 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장본인으로 각각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상징하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 현재 당내 현안문제인 대표의 거취, 특히 통합전당대회, 조기선대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문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도중에 따로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 전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국회 당 대표실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뜻을 모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 순간 최대의 혁신은 통합으로, 당이 분당으로 가선 안 된다”며 “반드시 통합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대표가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자꾸 기일이 연장돼 당내 불만이 고조되면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대표가 계획을 갖고 일정을 말씀해주는 게 좋다”고 문 대표에게 말하자 “(문 대표도) 어떻게 해서든 (당내 의견을) 외면하지 않고 당의 통합과 단결, 총선 승리, 정권교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회동이 두 사람 다 각자의 필요에 의해 만났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문 대표로서는 지금 거듭 제기되는 책임론을 잠재우고 흔들리는 지도체제를 굳혀야하는 상황이다. 좀처럼 회복하지 않는 호남민심도 끌어안아야 한다.

이를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호남에 영향력이 있는 박 전 원내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을 향한 호남의 심각한 민심으로 당에 계속 남을 것인가라는 거취문제로 문 대표와 면담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신당‧창당 세력들의 일종의 러브콜을 박 전 원내대표가 더 견디지 못하고,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결단을 내려줄 수 있느냐는 의사를 최종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도 회동을 마치고 “솔직히 개인문제에 대해 최근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는 심정도 말씀드렸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두 사람의 회동은 박 전 원내대표가 지난주부터 문 대표에게 요청하고 문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조정 끝에 이뤄졌다.

문 대표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박 전 원내대표가 “얘기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표도 회동 후 별다른 언급 없이 곧바로 선거구획정 협상을 위한 여야 ‘4+4’ 회동 장소로 이동해 알려진 바 없으나 통합전당대회 및 조기선대위 구성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