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끝에 '쇄빙 LNG선' 충격 시험 완료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북극 바다가 세계 경제의 주요 전략 지역으로 각광받으면서 고부가가치선박 ‘쇄빙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업종의 총 수주액은 전년 대비 약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도 국내 조선사와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옵션 계약을 포기하는 등 긴축경영을 펼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10월부터 실시한 쇄빙 LNG선 충격시험(Impact Test)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알버트 시가부틴노브 러시아 해양연구소(CNIIMF) 소장이 발표한 ‘북극해 항로 운영 개발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북극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 자원 규모의 2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 야말의 액화천연가스(LNG) 매장량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 1분기면 LNG 터미널 구축이 완공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북극지역 자원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을 예상하고 2008년 10만톤급 극지용 유조선 개발을 시작으로 극지용 기술 연구개발에 힘써왔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야말 프로젝트에 쓰일 총 15척의‘쇄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수주했다.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 가스회사인 노바텍(Novatek) 사와 프랑스 토탈(Total) 사, 중국 CNPC (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사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베리아 서쪽 야말반도에 위치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170K급 Arc7 LNG선은 쇄빙 기능을 갖춘 최초의 LNG 운반선으로, 길이 299m, 너비 50m 규모로 최대 두께 약 2.1m에 달하는 북극해의 얼음을 스스로 깨면서 운항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첫 시도인 만큼 시행착오도 겪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첫 번째 선박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극저온에 견딜 수 있는 용접봉에 크랙(균열)이 발생해 수정작업을 거치며 공기도 지연됐다.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야말프로젝트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찾아 철저한 실험을 반복해 건조 과정에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9일 대우조선해양은 쇄빙 LNG운반선의 내구성(강성)을 평가하는 충격 시험(Impact test)을 성공리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초부터 약 3주간에 거쳐 진행된 시험은 쇄빙 LNG운반선 실물과 동일한 구조와 크기(Full scale)의 블록을 제작한 뒤, 강한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확한 시험과 평가를 위해 실물과 동일한 크기의 모형을 제작한 조선업의 첫 사례다.

두께 2m를 넘는 얼음이 선박에 가하는 충격을 구현한 각각 1 톤, 7 톤 무게의 강철 추를 다양한 높이(1톤 : 5~7m, 7톤 : 1~2m)에서 떨어뜨린 결과, 용접 부위에서 균열이 발생하지 않아 선박 내구성이 입증됐다.

시험에는 선주, 용선주 및 7개 선급(러시아 RS 및 RMRS, 미국 ABS, 프랑스 BV, 영국 LR, 노르웨이 DNV-GL, 한국 KR) 검사관들도 참석했다.

시험 결과에 대해 러시아 측 관계자는 “시험 방식이 실제 선박이 얼음에 충격을 받는 현상을 잘 구현했고, 내구성 또한 입증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시험 결과를 향후의 상세한 연구 활동 및 쇄빙 선박의 설계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해, 극지용 선박 기술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정 사장은 “이번 시험 성공으로 ‘전인미답의 경지’를 밟는 과정이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