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연구 결과, 우리나라 연안의 모자반류 생육지가 기후위기 심화에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됐으며,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로 인정돼 ‘Feature Paper’로도 선정됐다.

모자반류는 바다숲을 형성하며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지를 제공하는 대표적 해조류다. 국내에 30여 종이 자생하며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KIOST는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괭생이모자반, 큰열매모자반, 쌍발이모자반, 구슬모자반 등 4종을 대상으로 미래 분포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IPCC 제6차 보고서에 제시된 저탄소(SSP1-1.9), 중간(SSP2-4.5), 고탄소(SSP5-8.5)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30년대부터 2090년대까지의 변화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90년대까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대부분의 모자반 생육지가 북상해 국내 연안의 종다양성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적 모자반 생육지 중 47~61%만이 현재 해양보호구역에 포함돼 있어, 보호구역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해조류를 블루카본 자원으로 활용하고, 해양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KIOST는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아열대 해양환경 적응 시나리오 개발 대응책 및 활용체계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