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김포시의회가 김포시내 주택을 건설 중인  대형건설사 대표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을 요구 중이다.

아파트공사에 지역 건설사를 참여시키지 않고 지역 생산자재도 구매하는 데 소홀했다는 이유다.  

출석을 요구한 장본인은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다. 최근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지역에서 주택 등을 건설 중인 14개사 대표에게 출석장을 보냈다. 

김포시는 수도권 지자체 중 산업활동이 활발치 않아 재정자립도가 하위인 대표적 도시다. 시의회 처사의 배경이다. 

대형 건설사 대표 출석 요구는 최근 건설산업을 홀대하며  죄인 취급하는 행정부와 사회의 행태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개운치 않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빌미로 공공기관 발주처의 갑질과도 같은 행세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첫삽을 뜬 김포한강신도시 사업은 글로벌금융위기의 여파로 지금도 수도권의 대표적 ‘미분양의 무덤’이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데 힘입어 분위기가 반전 모색 중이나 판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분양한 이랜드건설의 ‘타운힐스’가 최고경쟁률 88.29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신도시 도처에 미분양현장은 지금도 신음 중이다.

시의회가 지역산업을 살피는 것은 본연의 책무다. 대상과 방법이 문제다. 지역업체 편들기도 좋으나 세금을 내고 소비를 하는 사람과 가구를 지역으로 유입시켜 김포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땀과 정성을 쏟는 대형건설사도 지원대상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다.

아파트단지 건설에는 실력이 검증된 협력사 선정이 필수적이다. 협력사로 선정된 업체들은 돈독한  상생협력으로 논과 밭의 김포시 맨땅을 생동감 넘치는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일등공신이다.   

건설 프로젝트는 프로세스나 시스템,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그 질서를 파괴했을 때 후유증은  김포시로 돌아간다는 점을 시의회가 유념해야 할 것이다.

건설은 경험산업이다. 산업생산 시스템은 협업과 고객과 끊임없는 소통이 생명이다.  안전불감의 삼풍백화점 붕괴와 김포시 인근의 행주대교 붕괴, 그리고 크고 작은 부실 아파트공사는 긴밀한 협업과 소통을 외면하거나 무시했을  경우에 돌아오는 재앙이다.

시의회가 간과해서는 안될 사안이 또 있다. 한강신도시 등 시내 아파트 계약자의 상당수는 서울과 고양, 인천 등 타 시도 거주자다. 향후 김포시민이 되려는 이들에게는 서울과 인천 못지 않는 살기 편하며 쾌적하고 안전한 집을 지어주도록 해야 한다. 

시장은 유기체이며 생물이다. 건설업계가 효율성 증대를 위해 부단하게 경주하는 이유는 그래야 도태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경쟁을 통한 협력사 선정이 필수적이다. 

만일 김포 지역업체 가운데 뛰어난 기술력과 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시장의 경쟁논리에 의해 건설사가 선택하도록 하는 게 옳다. 시의회는 그 마당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 마당에서 실력있는 강소기업을 만날 수 있다면 건설업계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형건설업계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수준으로 시공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명성과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시공과정의 안정성과 고품질 자재 선정은 브랜드 명성 유지의 핵심이다. 

업체 선정과정에서 외압에 의해 시장경쟁논리가 묵살될 경우 부실공사는 불보듯 뻔하고 고귀한 생명과 재산 피해, 그리고 건설업계의 경우 수십년동안 쌓아온 세계 제일의 건설강국의 이미지와 브랜드 명성은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지금은 살아나고 있는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타고 한강신도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해야할 때이다. 인구가 유입되고 인프라가 구축되고 난 뒤 지역업체 살리기에 나서도 늦지 않다. 지역경제가 생기돌 때 지역 기업은 자연스레 살아난다. 

집이라는 공간은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주거의 안전성은 지역경제 활성화보다 우선해야 할 과제다. 그래도 시의회가 건설사 대표를 출석시켜야 한다면 그 자리는 미분양의 무덤에서 고군분투하는 건설업계의 노고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만남이어야 한다.. 

다른 지자체의 주민이 한국판 베네치아 수로도시에서 사는 게 로망이도록 보다 좋은 자재와 생산 기업을 투입하도록 정중하게 요청해야 할게다. 호통과 으름장으로 책망하는  '재뿌리기' 의정이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