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9일 정부에 정치권이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는 것을 차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허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초청한 가운데 열린 전경련 회장단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현재의 경제 위기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위축되는 실물형 경제위기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위기가 전개될 수 있다"면서 "경제계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운을 뗐다.

특히 그는 "정부도 기업에게 힘을 보태달라.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정책을 차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관련, "노동계 일부의 불법집단행동과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회장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며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FTA, 노동시장 및 핵심규제 개혁이 원만히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진 인사말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적인 저성장의 장기화, 소위 뉴노멀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국민과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경제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기업투자 활성화 대책과 규제 개혁을 지속 추진해 기업하기 더 좋은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경제 활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생산이 살아나야 한다"며 경제계가 투자와 고용증대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황 총리 취임 후 처음 마련된 이 자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 윤 삼양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류 진 풍산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회장단 11명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을 호스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며 건배 제의를 했다.

이후 한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만찬에서 황 총리와 재계 총수들은 국내 경제 활성화 방안과 우리 경제의 회복 방안 등에 대해 주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5월 전경련 회장단이 정홍원 전 총리를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가진 뒤 2년 반만에 만들어진 자리로 상견례 성격이 강했던 만큼 면세점 선정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계 구조조정 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황 총리는 대기업이 올해(135조6천억원) 작년 대비 19조원 이상 투자를 확대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이런 계획을 연말까지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가 22조원의 재정보강 대책, 소비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등 경제활력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4대 개혁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회장단은 올해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집행해 나가고 신규 일자리도 연초계획(9만3천명)보다 10% 이상(10만2천명)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회장단은 또 기업의 원활한 투자를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시장 개혁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면서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안, 노동개혁 5대 법안,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되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황 총리는 경제계가 청년희망펀드에 적극 참여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프로골퍼 배상문이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했던 배경에 류진 풍산 회장의 역할이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오갔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는 스테이크가 메인 요리로 올랐으며 호스트인 정 회장이 준비해 온 포도주가 곁들여졌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취재진이 면세점 탈락에 대한 심경이나 고용 승계 문제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웃는 얼굴로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