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중국이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잡혀있다 살해당한 자국민 판징후이(50)를 구출하기 위해 IS측과 물밑 협상을 벌이면서 몸값을 지불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질 구출에 중국 정부당국이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제기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웨이신(微信·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그간의 경과를 전하며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유명 종군기자였던 추융정 다샹 싱크탱크 대표를 인용해 IS측은 지난 9월 자신들이 붙잡고 있던 중국과 노르웨이인 인질 신원을 공개한 이후 판징후이 가족 및 중국 정부당국과 몸값 협상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우리는 심지어 인질이 이라크 안바르주의 한 곳에 붙잡혀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며 "당시 구출 노력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프랑스 같은 국가들이 IS 근거지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자 IS가 기존의 모든 약속과 계획을 뒤집어버렸다. 공습으로 협상 채널이 끊겼고 몸값을 받을 수 없게 되자 IS가 결국 인질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처럼 테러단체와의 협상 사실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과 영국 등은 테러단체에는 몸값을 치르지 않고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지키고 있지만, 자국민이 인질로 잡혔던 상당수 국가들은 IS 등과 물밑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추 대표는 "상당수 국가들이 대외적으로는 테러단체와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국민이 인질로 잡혀있을 경우 비밀리에 협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 중국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판징후이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등 무력 사용을 배제하고 일찌감치 IS와 협상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각각 9월말, 10월초부터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공습을 펼쳐왔다. 이어 IS가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로 100명이상을 희생시키자 프랑스군이 IS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를 겨냥해 보복 공습을 했다. 러시아도 공습에 합류했다.

IS는 9월9일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 선전용 영문잡지에서 판징후이와 올레 요한 그림스가드-오프스태드 두 인질의 신원을 공개하며 몸값을 주고 사가라고 광고했다.

추 대표는 또 "이번 IS의 인질 살해 시기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다"며 "인질 살해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던 시점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이런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몸값 수령의 실패가 IS가 인질을 살해한 주요 이유였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