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청와대 부속실장으로 역임할 당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을 들며 “(김 전 대통령이) 1989년도에 3당 합당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어하셨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같이 밝히며 “일단 결단을 내리시고 주변에 있는 동지 중 일부는 참여하고 일부는 떨어져나가는데, 그분들을 설득하는 과정 속에서 가장 가까운 최형우 장관조차도 당시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설득을 시켜서 함께했지만 그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이) 엄청나게 힘들어하셨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께서는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서 싸웠고 결국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된다’는 말씀을 남기면서 3당 합당을 통해서 민주화와 문민정부를 이룩했고 결과론적으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통합된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생 염원이셨던 통일을 못 이룬 꿈을 우리에게 ‘화합과 통합’이라고 하는 메시지를 통해서 주셨는데 과업은 저희들이 꼭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 의원은 과거 청와대 부속실장 당시 곁에서 지켜본 김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그는 “늘 필담을 하실 때 ‘대도무문’을 쓰셨다. 아주 단순하고 명백, 투명하신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돌아가시면서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또한 “주위 비서들에게조차도 늘 자기 영역을 인정해 주시는, 계층이 없게 대하셨던 분이다. 늘 따뜻했다”면서 “많이 들었던 말이 ‘쓸데 없는 소리’(였다). 간단명료하셨다”며 “여러 말씀을 하지 않았고 칭찬을 하더라도 직접적인 칭찬을 하지 않고, 웃으시면 그리고 말씀이 없으시면 그건 다 (칭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