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고대영 KBS 신임 사장이 취임사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 크게 변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고대영 사장은 24일 서울 KBS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영방송 KBS가 수행하는 역할에 따른 자부심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사장은 취임사에서 “KBS는 지속적인 수익 감소로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는 곧 균형 잡힌 여론 형성과 사회 통합 등 공영방송의 목적 또한 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고대영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16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고대영 사장은 “제가 오늘 서 있는 이 자리는 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작방식도 수입구조도 크게 변한 게 없다. 모든 게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회사 문밖을 나가면, 아니 우리 손바닥 안에서부터 우리의 삶은 180도 변했다”며 “세상이 달라졌다면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 점이 제가 느끼는 걱정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고대영 사장은 “30년 간 저를 지탱해준 세 글자는 자부심이었다. 대한민국 최대 언론사의 일원이라서가 아니라 공영방송 KBS가 수행하는 역할에 따른 자부심이었다. 지금 그 자부심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한 가지 원칙은 명확하다. 변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 웬만큼 변화해서는 의미가 없다. 크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의 변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고대영 사장은 “직종 중심으로 설계된 조직은 수명을 다한 지 오래다. 직무 중심, 고객 중심, 시장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직종 중심으로 키워온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했다.

고대영 사장은 또한 공영방송으로서 갖춰야 할 핵심 가치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시했다. 고대영 사장은 “보도, 시사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야 한다. (공정성과 객관성은) 공영방송 자부심의 근원”이라며 “편성규약 정비를 통해 (공정성, 객관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은 “KBS 미래를 위해 저의 모든 것 바치겠다. KBS 가족 여러분 이 변화에 동참해 달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30년 후에도 우리 후배들이 KBS인이라는 데 자부심을 누릴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 만드는 일에 함께 나서자”고 당부했다.

고대영 KBS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8년 11월까지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