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반정부 시위대…대한민국 자유 위협하는 ‘워킹데드’ 좀비
   
▲ 정다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연평도 포격 5주기, Freedom is not free를 되새기며

2010년 방영을 시작한 미드 워킹데드는 탄탄한 스토리와 인물개개인에 대한 풍부한 내면묘사로 현재 방영중인 시즌6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좀비의 왕국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주인공 그룹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크게 세 부류이다. 좀비, 약탈을 호시탐탐 노리는 다른 생존자들, 그리고 같은 그룹원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약한 마음.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이 '같은 그룹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다. 아무리 안전한 상황에서도, 당장 위협적이지 않은 좀비는 처리하지 않는 등의 안일한 행동으로 인해 수없이 생명을 잃어왔기 때문이다.

등장인물간의 이러한 시각 차이는 끊임없이 갈등요소가 된다. 운이 좋아 튼튼한 벽 뒤에 보호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은 생명을 위협해오는 세력들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다. 반면, 처음부터 싸워온 사람들은, 조그마한 적의 씨앗도 애초에 근절하지 못하면 그것이 내 가족들의 생명을 뺏는다는 것을 '체득'했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만이 좀비가 되지 않은 채, 자유를 유지하며 살았다.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이 좀비에서 '북한 지도부와 그들의 말에 충성을 다하는 조직’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우리네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또한 '정전중' 혹은 '휴전중'인 국가이다.

   
▲ 끊임없는 적들의 위협에서 우리가 '안일해질 정도로 안전하게' 맨몸으로 막아온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이 있다./사진=연합뉴스

"… 전략적 및 작전적인 여론전과 적군 및 적군주민들에 대한 각성, 계발, 포섭전취활동을 활발히 벌려 도처에서 투항, 도주, 의거, 전투기피, 반전, 반미시위와 군인 폭동, 전민항쟁을 조직하여 전쟁의 승리를 보장한다."

이는 2012년 9월에 공개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공동명령이다. 요즘 시대에 그런 게 어디 있냐며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문제일까.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회의원까지 한 이석기씨는 지금 감옥이 아니라 집에서 편히 있어야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역사교과서 문제’를 보며 워킹데드에서의 '위협’이 생각났다. 좀비도 아니고 약탈하려는 세력도 아닌, '현실을 인지못하는 조직원들'이 말이다. 오늘은 '우리영토로 날아온 북한의 포격'에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산화한지 5년째 되는 날이다. 끊임없는 적들의 위협에서 우리가 '안일해질 정도로 안전하게' 맨몸으로 막아온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앞서 보인 '북한 최고사령부 공동명령'의 목표는 이미 완성단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안보의 심장인 육군사관학교 생도 34%가 우리의 주적은 미국이라 대답한 설문조사결과가 있다. 2009년 육군 조사결과는 입대 전 49%만이 북한을 주적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2009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느 나라냐'는 군 훈련소 정훈교육 설문지에 너무도 자연스레 '미국'이라 체크하는 현역병이 너무도 많다.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 후 1,2년 뒤 입대하는 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이런 행동들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일까. 누가 뭐래도 우리의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는 세력은 북한의 수뇌부와 그들의 명령을 듣는 조직이다.

   
▲ 지금의 2030세대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어 이번 지뢰·포격도발을 겪음으로써, 1987체제의 386세대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 8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82%가 “지뢰·포격도발은 북한의 책임”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사용중인 122mm 방사로켓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우리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대부분의 교과서에 6.25전쟁은 남북모두의 책임이라 서술되었고, 북한이 지금까지 벌여온 수많은 도발들에 대해서는 매우 간략하게만 서술되어 있다. 심지어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이에 대해 '또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군사력을 상화하였으며, 핵을 개발하였다.(356p)’, '그러나 북한의 개발이 국제문제로 등장하면서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다. … 그러나 2008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핵실험 강행, 연평도 포격사건 등이 이어졌다.(357p)로만 서술되고 있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우리 정부의 과'이다. 현재 고3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있는 미래엔 한국사교과서에는 우리정부의 독재에 대해서는 24번, 반면 북한의 독재에는 2번 언급했다. 서술분량이 다른 것을 감안하더라도 과연 최소한의 균형이라도 맞춘 서술인지 의심된다.

워킹데드 등장인물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그토록 처절히 싸워나가는 이유는 '좀비'가 되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휴전 중인 나라에서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집회에 나가, 우리 경찰들을 폭행하고 경찰차를 부순 이들에게 읍소한다. 당신들이 말하는 '자유'을 지키기 위해서 이 땅의 경계선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스라져갔는지, 지금 어떤 교묘한 침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부디 알아달라. 당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시위'가 한번도 일어나지 못하는 북한처럼 되어선 안된다.(북한이 지상낙원이라 시위가 없다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더 대화하기가 힘들 것 같다.)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지켜온 이들의 죽음을 헛되기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싸워나가자. 다름 아닌 당신들이 합법적으로 시위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정다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이 글은 자유경제원 '청년함성' 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