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세계 최강국들이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의지를 불태우고 IS는 60개국에 테러 위협을 가하면서 IS가 발호하게 된 배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IS가 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에서 ISI(이라크 이슬람국가)로 변신하고 지난해 6월 자칭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지 1년 반만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가운데 막대한 석유 수입이 꼽힌다.

IS는 시리아 유전지대 상당수를 장악했고 이라크에서도 유전 350곳을 손에 넣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IS의 석유 판매 수익은 연간 5억 달러(약 5747억원)로 추산했다.

석유가 IS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은 명확하지만 IS가 밀수출해서 돈을 번다는 주장에는 논란이 있다.

러시아와 터키 정상은 26일(현지시간) 전투기 격추의 책임 공방 외에도 IS 석유 밀거래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터키와 IS와의 석유 밀거래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지난 24일에는 "IS가 점령한 시리아 지역에서 터키로 상당한 양의 원유와 석유제품들이 들어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엄청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하원에 IS 공습 지지를 호소하며 IS의 석유 공급선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며 중동 국가들에 IS로부터 석유를 사지 않도록하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발언은 터키가 IS로부터 석유를 사주기 때문에 IS가 막대한 수입을 얻고 세계를 위협한다는 취지다.

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다에시(IS의 아랍어식 표현)로부터 석유를 산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터키 정부와 IS 간 밀거래 의혹에 반박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가 시리아에서 밀수되는 석유 7900만ℓ를 압수했다고 밝혀 'IS 석유'가 터키로 밀수됐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IS가 석유 '밀수출'로 직접 돈을 버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부르킹스연구소 도하센터의 루아이 알카티브 연구원은 이날 트위터에 "외국 정부는 IS 석유의 '자급자족'을 당연시하지만 이는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IS 점령지의 석유 수요는 생산량의 2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IS 점령지의 유전에서 생산한 석유가 최종 판매되는 경로를 추적한 심층 보도에서 "다수가 IS는 석유로 매출을 거두기 위해 수출에 의존할 것이라고 믿지만 IS의 이익은 시리아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IS는 원유 대부분을 유전에서 독립적 트레이터에 직접 판매한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유조차를 갖고 온 트레이더들은 인근 정유시설에 팔고 다시 유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석유제품으로 정유 된 이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전역의 중개상들이 사가며, IS는 이 거래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석유의 절반은 이라크로 판매되고 나머지는 시리아에서 소비된다.

FT는 시리아 반군 점령지의 주민에도 'IS 석유'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이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이 석유 공급망 공습을 주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FT는 연합군이 주민의 생활에 중요한 연료를 폭격함으로써 주민이 등을 돌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IS의 석유는 IS와 싸우는 반군, 쿠르드족은 물론 시리아 정부도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가 IS 석유 밀수에는 기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외국 전투원과 무기 등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갔다는 점에서 IS 득세를 막지 못한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