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월드시리즈(WS)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7차전까지 진행된 WS에서 마지막 7차전 대수비로 1이닝 출전한 것이 전부지만 김혜성은 당당한 우승 멤버였다.
김혜성의 소속팀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7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역전승했다. 6차전까지 3승3패로 맞섰던 다저스는 7차전을 극적으로 이기며 4승3패로 토론토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다저스는 21세기 명문 구단의 입지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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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성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자축 파티엣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SNS |
다저스의 우승으로 김혜성은 역대 2번째로 WS 우승 반지를 끼는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전까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한국인 선수는 투수 김병현(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 두 차례)뿐이었다.
김혜성은 다저스가 우승에 이르기까지 크게 기여한 바는 없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시작한 다저스의 '가을야구'에 김혜성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실제 경기 출전 기회는 두 번밖에 없었다. 그것도 모두 연장전에서 대주자, 대수비로 나선 것이었다.
지난 10월 10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4선승제) 4차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김혜성은 1-1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나섰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출전이었다. 후속타로 3루 진루한 김혜성은 상대 실책으로 홈을 밟으며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김혜성의 이 득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다저스는 2-1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필라델피아를 누르고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김혜성이 다시 경기에 나서기까지 오랜 기간 벤치를 지켜야 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치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다저스 4연승) 4경기는 계속 결장했다.
토론토와 월드시리즈에서도 6차전까지 한 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혜성은 최종 7차전 다저스가 11회초 윌 스미스의 솔로홈런으로 5-4 리드를 잡자 '끝내기 수비'를 위해 11회말 2루수로 대수비 출전했다. 드디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혜성은 다저스가 승리와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함께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 김혜성은 다저스의 우승 자축 샴페인 파티에서 WS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맛본 우승이기에 더욱 뿌듯한 표정이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고 2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적었던 계약 규모, 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다저스와 계약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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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성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후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LA 다저스 SNS |
우려했던 대로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트리플A에서 뛰며 현지 적응과 부족한 타격 기량을 키우던 김혜성은 5월초 빅리그로 콜업됐다. 김혜성과 비슷하게 내외야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는 토미 에드먼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김혜성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
김혜성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뛰어들자마자 5월 월간 타율 0.422(45타수 19안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보여준 김혜성이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을 확실한 주전으로 기용하지는 않았다. 플래툰을 적용해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제한적으로 선발 명단에 넣었고, 교체 출전이나 결장도 잦았다.
그래도 김혜성은 메이저리거가 된 후에는 정규시즌 끝까지 로스터에 살아 남았다. 71경기 출전해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9를 기록했다. 이런 준수한 성적을 발판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생존에 성공했고,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그렇게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1년차 시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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