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26)이 결국 FA(자유계약선수) 시장으로 나선다. 내년 보장 연봉 1600만달러(약 230억원)를 포기하고 FA 자격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2026시즌 연봉 1600만달러 대신 옵트아웃(계약 파기 권한)을 행사했다. 이로써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독점 협상권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이 끝난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달러(약 417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김하성의 2년 2900만달러 계약은 애초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금액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은 김하성은 유격수는 물론 2루수 수비까지 가능한데다 쏠쏠한 타격 솜씨도 뽐냈다. FA가 될 경우 장기 계약에 총액 1억달러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24시즌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일찍 시즌을 접었고, 수술까지 받아 올 시즌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다. FA로서 시장 가치가 많이 떨어진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계약을 하면서 2025시즌 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부상에서 복귀해 재기하면 다시 FA 시장에 나서 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계약이었다.

   
▲ 애틀랜타에서 재기에 성공한 김하성이 1년 만에 다시 FA 시장에 나간다. /사진=애틀랜타 브레이브스 SNS


김하성은 올 시즌 중반인 7월에야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해 9월초 탬파베이에서 방출됐다. 이런 김하성을 유격수 확보가 급했던 애틀랜타가 바로 영입했다.

애틀랜타 입단 후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꾸준히 출전을 하면서 타격감도 회복됐고, 안정된 수비 실력도 보여줬다.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48경기 출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9다. FA 대박 계약을 노리기에는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탬파베이에서 24경기 타율 0.214에 2홈런 5타점 6도루로 부진했던 것과 비교해 애틀랜타 이적 후에는 24경기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으로 반등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린 김하성은 내년 보장된 적잖은 연봉을 포기하고 FA 재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 특급 유격수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유격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연평균 2000만달러(288억원) 이상의 다년 계약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메이저리그 시즌은 끝났지만 김하성의 스토브리그는 이제 시작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