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무인 자동주차 시스템이 유독 미국에서만 말썽이다.

고가의 비용이 소비되는 자동주차장이 고철더미로 전락하는 것이 다반사고 차량파손과 인명피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에도 자동 주차 시스템이 미국에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에 있는 고급 아파트 브리켈하우스에서는 1600만 달러(185억 원가량)가 들어간 자동 주차 시스템이 5년째 고철상태로 버려져 있다.

아파트 쪽은 애초 비싼 땅값을 최대한 아끼려고 자동 주차 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차량 사용이 몰리는 주말에는 차 한 대를 빼는데 45분∼1시간이 걸리고, 차량이 모두 부서지거나 틈새에 끼이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아파트 쪽은 자동 주차장을 포기하고, 주차 대행인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인근 콜린스애비뉴 아파트 역시 자동 주차 시스템으로 시간을 아끼려다 낭패를 본 사례에 속한다. 차 한 대를 빼는데 3분이 걸리지 않는다는 애초 설계와 달리 실제로는 아무리 빨라도 7분이 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땅이 넓고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는 과거 어디서나 널찍한 지상 주차장 확보가 기본이었으나, 최근 들어 교외에서 도시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며 좁은 땅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동 주차장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동시에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10여 년전 미국 최초로 전자동 주차 시스템을 설치한 뉴저지주 호보켄에서는 캐딜락 승용차가 6층에서 떨어지고, 지프가 4층에서 떨어지는 대형 사고가 있었다.

미국내 최대 시설로 꼽혔던 메릴랜드주의 한 대형 자동 주차장은 직원 1명이 추락사한 뒤 아예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애초 주차 시스템을 설계할 때 속도 등 목표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것이 사고의 배경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자동 주차 시스템에 익숙지 않은 미국인들의 성향도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