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변화 리콜, 소비자 권보호 차원

[미디어펜=김태우기자]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동차 리콜명령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FCA코리아가 수입·판매한 지프 체로키 2118대는 트렁크를 자동으로 여닫는 전자제어장치 배선 연결부분에 물기가 들어가 오작동하거나 불이 날 가능성 또는 에어컨 호스 조립불량이 적발됐다.

   
▲ 배터리 케이블 접촉 불량으로 재시동이 안 되거나 불이 날 가능성이 있어 리콜에 들어간 아우디폭스바겐의 벤틀리 플라잉 스퍼 드러났다./벤틀리

같은 회사가 판매한 크라이슬러200 4대는 메인 퓨즈박스에 장착된 전기배선 커넥터 접촉불량으로 시동이 꺼지거나 가속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한 벤틀리 플라잉스퍼·콘티넨털 플라잉스퍼·콘티넨털 플라잉스퍼 스피드·뉴 콘티넨털 GT·뉴 콘티넨털 GT 스피드 등 10개 차종 528대는 배터리 케이블 접촉 불량으로 재시동이 안 되거나 불이 날 가능성이 드러났다.

포르쉐코리아가 수입·판매한 마칸S와 마칸터보 389대는 엔진 연료 공급호스가 손상돼 연료 유출 및 엔진화재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한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 446대는 엔진동력을 뒷바퀴에 고르게 전달해주는 차동기어박스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주행 중 소음이 발생하고 구동축이 처질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S60·S60CC·V60CC·XC60 총 5대는 엔진 크랭크축 제작결함으로 시동이 꺼지거나 재시동이 안 될 가능성이 적발됐다.

혼다코리아가 판매한 GL1800·GL1800B 오토바이 1407대는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 제작결함으로 뒷브레이크 작동 후 해제가 되지 않아 마찰열 증가로 불이 날 가능성이 발견됐다.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리콜들로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 특히 안전성과 믿음하나로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잦아지는 리콜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실제 수입차의 경우 3년 전에 비해 5배 가까이 리콜차량이 늘어났다.

지난 10월까지 리콜대수는 총 336개 차종 19만527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전체 리콜 차량 13만6633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국산차의 리콜 대수는 28개 차종 75만531대로, 지난해 리콜 대수(73만3175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그동안 고품질로 포장해 온 수입차의 리콜 건수가 판매 증가세보다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입차의 국내 승용 점유율은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 리콜 비중은 전체 리콜 차량(94만5809대)의 20%를 넘어섰다.

수입차의 상반기 리콜 대수는 9만1361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는 10만3917대로 하반기에 더욱 몰리고 있다. 특히 9월(6만여대)과 10월(2만대)에 리콜이 집중돼 수입차 전체 리콜의 41%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이런 수입차 리콜 증가가 수입차의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함께 소비자 보호차원의 리콜을 수입차업체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지난해 리콜 대수가 640만대로 5년 전 155만대 보다 40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됐다. 이는 미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차량대수 1600만대의 절반에 가까운 40%에 해당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5년 전에 비해 리콜 물량이 369%가량 늘어났다.

이런 리콜의 급증한 것은 자동차시장의 전체적인 성장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위해 각 업체들이 세계 각국에 제조공장을 짓고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다 보니 균일한 품질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에 비해 전자부품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이 고효율과 함께 안락성을 따지게 되며 기계적인 조작보다 전자의 힘을 빌려 정확하고 안정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며 현재 차량개발비용의 절반가까이 전자부품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소비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리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일 것 같다”며 “숨기기만 하려했던 과거와 달리 오픈한 상태에서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시선에서 리콜을 바라봐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