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차세대 배터리로 업계 패러다임의 주도권을 갖고 오는 경쟁이 한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격화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넘는 기술로 선제적인 상용화가 시장 우위를 가져오게 된다. 삼성SDI가 2027년 하반기 양산을 예고하며 앞서가는 가운데 중국 CATL, BYD을 비롯해 일본의 도요타, 닛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 업계 선두 '굳히기'…국내 3사중 가장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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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목업./사진=삼성SDI |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2027년 하반기 울산에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검토함에 따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SDI의 선도 우위가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되며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주류의 산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울산 플랜트를 차세대 배터리 제조의 핵심 마더라인으로 변모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원 연구개발센터에서 구축한 파일럿 라인의 성과를 바탕으로 울산에 새로운 양산 공정 라인을 검토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은 단순한 전고체 배터리 생산 기지를 넘어 LFP(리튬, 인산, 철) ESS(에너지저장장치) 양산까지 담당하면서 전략적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SDI는 관찰 이각 반대 기술(WIP, 온수 등온 정적 압축)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 음극과 양극에 깊숙이 침투돼야 하는데 100MPa 이상의 고압력이 필요하다. 삼성SDI는 400~600MPa 수준의 고압력을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900Wh/ℓ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해 안전성과 충방전 성능도 종래 기술 대비 크게 개선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를 선점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본격적인 수익성이 발생하지는 않으나 대중화 이후 선제적인 구축으로 △원가 효율화 △생산 기술 고도화 △공급망 확보 등에서 압도적 이점을 갖게 된다.
반면 후발주자들은 △제한된 수익성 △낮은 점유율△추가 투자 부담 등으로 인해 다방면에서 경쟁 구도에서 밀릴 수도 있다. 특히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시장에 진입한 에너지 밀도 한계(약 350Wh/㎏)를 고려할 때 500Wh/㎏ 이상을 목표로 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 외의 국내 3사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배터리 소재 기업 솔리드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대전의 시험 생산 라인을 올해 말 운영 개시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한 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안주하긴 이른 경쟁 개발…중국·일본, "경쟁력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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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CATL 부스에 전시된 배터리 탑재 차량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글로벌 상위권에 자리잡은 중국 기업들도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CATL은 2024년 20Ah 시작 생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2027년 소량 생산을 목표로 기술 숙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대규모 양산까지는 비용 관리와 공정 안정성 등 여러 난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BYD의 경우 2024년 60Ah 시작 제품을 선보인 이후 2027년 일부 고급 전기차에 시범 탑재(약 1000대)를 시작하고 2030년 대규모 양산(4만 대 규모)을 목표로 하고 있다. BYD가 개발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황화물 복합 전해질 기술로 저렴한 원가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일본 기업들도 명확한 타임 개발라인을 내세우며 개발에 나섰다. 토요타는 2027년에서 2028년 내로 첫 상용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스미토모금속광업과 정극재 대량생산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로 최대 1000㎞ 주행거리와 10분 충전 시간이라는 혁신적 성능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닛산은 요코하마 공장의 시험 생산 라인에서 2024년 양산 기준치를 충족하는 시작 제품을 개발했으며 2028년 내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닛산도 BYD와 비슷한 수준의 원가 달성으로 기존 배터리 대비 30% 이상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규모는 2024년 11억8000만 달러에서 2030년 150억7000만 달러로 5년 동안 1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56.6%에 달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24년 기준 전체 시장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뿐 아니라 ESS, 소비자 전자기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2027~2030년을 기술 상용화의 결정적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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