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맥주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을 맞아 주류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을 완화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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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일 오비맥주 카스가 광화문 서울마당에서 운영한 ‘라이트 런’ 캠페인 부스에서 참가자가 러닝 코치의 교정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겨울을 앞두고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브랜드를 통해 지난 14일과 18일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경기를 영화관에서 함께 시청하며 응원하는 ‘뷰잉 파티’를 개최했다. ‘한국축구 레전드’로 꼽히는 이동국 감독과 축구 인플루언서 등이 자리를 함께하며 응원 열기를 북돋았다. 오비맥주는 2026 미국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 여름까지 축구팬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하며 응원 열기를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국내 ‘러닝 붐’에 맞춰 주요 마라톤과 러닝 대회 등을 후원하는 한편,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색 마케팅도 전개 중이다. 특히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광화문 서울마당에서 운영한 ‘라이트 런’ 캠페인은 전문 코치진에게 직접 러닝 자세를 교정받을 수 있는 이색 체험을 제공하며 소비자 호응을 끌어냈다. 오비맥주는 다음 달에도 16일 전주 올림픽데이런, 22일 애버랜드서킷런, 30일 스포츠서울 하프마라톤 등 주요 러닝 현장에서 부스 운영과 시음 행사 등을 펼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수 경기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주류업계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카스는 이전부터 스포츠와 인연이 깊은 브랜드인 만큼,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다가가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주요 러닝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5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린 ‘시포레 2025’에서 ‘라이트 러닝 존 with 테라 라이트’ 클래스를 선보였다. 전문 러닝 코치들이 러닝 자세 교정부터 준비운동, 마무리 스트레칭까지 단계별 교육을 직접 지도하며 ‘러닝족’들을 유인했다. 이어 26일에는 ‘수육런’으로 불리는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대회’에서 완주자 전원에게 테라 라이트 시음주를 제공하는 등 ‘펀러닝’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9일부터는 스키 리조트 ‘모나용평’과 손잡고 ‘테라 겨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테라의 청정 이미지와 겨울 스포츠 역동성을 결합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이트진로는 특히 MZ세대 소비자 소통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테라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한정판 제품 패키지를 통해 연말 분위기에 테라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녹여낸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음료도 ‘크러시’ 브랜드를 중심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 중이다. 크러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FC서울 공식 맥주로 선정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크러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맥주 브랜드 포트폴리오 내실화 작업을 수행 중인 만큼, 크러시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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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대형마트 매대에 맥주 제품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주류업계가 비수기 마케팅 확대에 골몰하는 것은 최근 국내 주류시장에서 맥주 소비 감소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맥주 출고량은 지난 2022년 169만7823㎘에서 지난해 163만7210㎘로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주 출고량 감소폭(-5.3%)보단 덜했지만, 최근 매출 감소 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1~3분기 누적 소주 매출은 0.7% 증가한 반면, 맥주 매출은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매출이 2.2% 감소하는 동안 맥주 매출이 38.6% 줄었다.
맥주업체들은 주류 음용 문화 변화와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주류 전반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부진까지 장기화되며 맥주 소비량이 특히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칼로리를 낮춘 ‘라이트’ 맥주와 음료처럼 소비할 수 있는 ‘논알코올’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관련 시장은 초기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 라이트’의 기능적 속성인 저칼로리, 제로슈거를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헬시플레저 시대 핵심 타깃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러닝에 발맞춰 주요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브랜드 특성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연결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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