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회 퇴거요청 후에도 갈피 못잡아…법의 심판 떳떳하게 받아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를 불법폭력시위로 이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 직후 조계사로 피신해서 머물고 있으나, 30일 조계사 신도회가 “범법자가 불교사찰에 있는 것 용납할 수 없다”며 퇴거요청을 하면서 팬티바람이 되기도 하는 등 몸싸움이 일어났다. 조계사 신도회 대표단 15인 전원의 퇴거요청 찬성 이후, 지난 30일 밤 조계사에서는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강제 퇴거를 놓고 한밤중 대치가 벌어지는 등 일촉즉발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하여 “오늘 중으로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를 밝힐 것”이라 전했다.

사전에 쇠파이프와 밧줄, 복면과 새총, 죽봉을 준비할 정도로,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앞서 불법폭력시위를 꾀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다. 한상균 위원장 및 민노총 지도부는 자업자득임에도 불구하고 법의 심판을 받기는커녕 조계사 신도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만큼 조계사를 자신들의 투쟁본부 상징으로 삼았다.

   
▲ ‘팬티바람’ 한상균의 거취표명? 조계사 신도회의 바로잡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계사 신도회의 퇴거요청 후에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취재진과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도법 스님을 위원장으로 삼은 조계사 화쟁위원회는 “오는 5일 열릴 2차 민중총궐기 집회서 차벽 대신 종교인의 ‘사람벽’을 세우겠다”면서 경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조계사 신도회가 범법자 한상균 위원장을 내몰고자 함으로써 정리가 되는 모양새다. 정치적 발언을 남발하는 온갖 종교인들이 난무하지만 조계사는 죽지 않았다. 뜻있는 신도들이 나서 조계사를 둘러싼 세간의 시선과 걱정을 불식시켰다.

가관인 것은 한상균 본인 스스로다. 조계사 신도회가 나가달라며 퇴거요청한 마당에, 자신의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를 정도다. 1일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진행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래와 같이 자신의 뜻을 밝혔다.

“너무나 고통 받는 전체 노동자의 아픔을 저 혼자가 아니라 부처님의 넉넉한 자비로 좀 품어 주십사 해서 오게 된 것”

“현재 정부는 평화적 집회를 불허하는 입장으로 확인된다.”

(조계사 신도회의 퇴거요청 및 몸싸움 이후)
“부처님의 품 안에 이런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느꼈다.”

(‘민중이 화를 내면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줍시다, 청와대로 갑시다’라는 14일 발언에 대해 진행자가 묻자)
“정부가 국민을 대행하지 않고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민주주의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고 후퇴하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전체로 봐서는 굉장한 불행이라는 뜻에서 경고를 했다.”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당일 있었던 폭력 시위 양상은 인정하냐’고 진행자가 묻자)
“그 폭력적 원인을 누구도 지금 언론에서 먼저 이야기를 않는 것은 굉장히 아픈 일이다...(중략) 그것은 과잉 진압이었고, 공안 탄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평화적 집회를 불허한다? 사전에 아무런 도구나 복면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한상균 위원장의 선의를 인정하겠다. 하지만 지난 14일 시위대는 온갖 폭력시위 도구를 준비했고 이를 맘껏 활용했다. 경찰버스 50대가 박살나고 경찰 백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인정하지 않는 한상균 위원장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의 품 안에 이런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는지 몰랐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범법자라면 법의 심판을 받으라. 조계사는 수천 년 전 ‘소도’가 아니며 2015년 대한민국에서의 치외법권 지대도 아니다. 떳떳하다면 경찰에 출두해서 본인의 정당함을 밝히라. 지난 15일 간 한상균 위원장은 조계사를 피신처로 삼아 4일 2차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반정부’ 언론플레이를 일삼았다. 이를 보다 못한 조계사 신도회가 나서자 팬티바람으로 몸싸움을 벌일 정도로 구차한지 의문이다.

한상균 위원장에게 고한다.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제다. 투표장에서 침묵과 지혜로 조용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꽃피우는 의사결정의 총체다. 광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공권력을 상대로 불법폭력시위를 벌이는 한, 민주노총이든 당신 개인의 말이든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광장민주주의, 민중민주주의는 답이 아니다. 폭력에의 호소는 접어라. 떳떳하다면 출두하여 법의 심판을 받고 평화적 시위, 민주노총의 새 길을 열어라.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지난 1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대한민국 지키기 불교도 총연합 등 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사 측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즉각 추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