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계, 차별화된 경쟁력 필수

[미디어펜=김태우기자]한중 FTA가 국회비준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산업분야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1일 정부와 여당,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30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비준을 거치면서 각 산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30일 국회 비준을 거쳐 연내 발효를 앞둔 가운데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미디어펜DB

자동차 분야는 양국 모두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FTA가 발효되더라도 그 이전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중국은 현재 수입차에 22.5%의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생산 공장을 잇따라 짓고 현지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판매한 차량은 176만6084대인데 반해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4만9967대에 불과하다. 이들 수출 차량은 그랜저, 제네시스 등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고급차들이다.

현대차는 베이징에서 1∼3공장을 가동 중이며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에 4공장을 서부지역 공략을 위해 충칭시에 5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공장이 모두 완성되는 2018년 현대차의 현지 생산 능력은 연간 181만대 수준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옌청에 1∼3공장을 차례로 세워 현재 중국에서 연산 89만대의 완성차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처럼 중국 현지 생산기반이 마련된 상태여서 자동차가 양허 대상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면 한국이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BMW나 도요타 등 외제차가 한국으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중국 생산물량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 없다”며 “중국의 경우 생산량 전량을 내수로 소화하기 때문에 국내 중국생산물량의 유입으로 인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한·중FTA 체결로 차체부분품과 브레이크 부품, 승용차용 엔진섀시, 기타전선(점화용와이어링) 관세는 단계적으로 낮아지면서 10년 후 철폐된다. 또 일부 베어링, 일부 볼트 및 너트, 기어박스, 에어백, 클러치와 같은 자동차 부품은 15년 후 무관세가 된다.

이에 따라 AS용으로 해당 부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은 단계적인 관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부품 물량과 비교했을 때 작은 규모지만 중국에서 AS용 부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호재로 보인다.

반면 10~15년 후에는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중국업체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완성차의 경우 양허대상에서 제외되며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부품의 경우 FTA이후 해가 지날수록 상황의 변화에 따라 더욱 경쟁력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