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NCC(나프타분해설비)에 들어가는 원료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황 부진과 원가 경쟁 심화 속에서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대체 원료 비중을 적절하게 조정하면서 시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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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화학업계가 NCC에 들어가는 원료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23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15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익분기점은 톤당 250~300달러로 보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생산해 판매해도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데,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원가가 출렁이는 구조다. 특히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생산비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가를 반영할 수 있는 시황이 아니라는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중국의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은 크게 오르지 못하면서 원가상 부담은 기업들이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탈나프타 전략 가속화…에탄·LPG·LNG 도입
이에 따라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존에 주로 원료로 활용하던 나프타 대신 대체 원료 투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먼저 SK그룹에서 석유화학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지오센트릭은 최근 NCC에 에탄을 도입해 원가 구조 개선에 나섰다. SK가스와 에탄 도입 시기와 물량 등을 협의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탄은 나프타 대비 가격 변동성이 낮고, 생산 효율이 높은 원료다. 특히 북미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라 공급도 꾸준해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에서 LPG 도입을 병행할 수 있는 NCC를 도입했다. LPG를 최대 50%까지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 원가 변동에 따른 생산 유연성을 확보했다.
현재 나프타 가격은 톤당 570달러인데 LPG 가격은 톤당 470달러 수준으로 약 100달러 저렴해 원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HD현대케미칼도 LNG를 직도입하며 원료 다변화에 나섰다. 지난 9월 프랑스 기업인 토탈에너지스와 LNG 장기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약 8년간 연간 20만 톤을 공급받아 NCC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HD현대케미칼은 기존 연료 대비 21% 수준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단지별로 NCC 설비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스스로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원료 다변화도 이러한 전략 중 하나로,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앞으로도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확보가 업계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석유화학업체들은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전력을 직구입하거나 자체 생산하는 등 다양한 원가 절감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원료 다변화를 포함해 설비 효율화, 에너지 비용 절감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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