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속 실속 쇼핑을 즐기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새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 받던 리퍼브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11번가 제공
중고제품 가격이지만 새 제품…가성비 좋아 '인기'
리퍼브 유아용품 구매 남성 고객, 전년 동기 90%↑ 

[미디어펜=신진주 기자]불황 속 실속 쇼핑을 즐기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새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 받던 리퍼브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리퍼브’ 제품은 매장에서 전시됐거나 소비자 변심으로 반품된 제품 등을 다시 손질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물건이다. 중고제품 가격이지만 새 제품이나 다름없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에 전자제품 위주로 형성되던 리퍼브 제품 시장이 최근엔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유아용품에서 각광받고 있다.

11번가가 지난달(11월1일~22일) 리퍼브 유아용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리퍼브 유아용품을 구매한 남성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90%가 증가해 여성 43%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아빠들이 ‘리퍼브’ 제품에 더 주목하는 이유는 남성들이 브랜드보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성향이 많기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출산 유아동 카테고리 내 남성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했다”며 “특히 남성들은 유아용품 구매에 있어 신상품에 대한 니즈보단 저렴하고 실속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11번가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흠집, 색상 등 미세한 문제로 반품된 상품이나 전시상품이었던 ‘리퍼브’ 유아용품을 기존가보다 최대 73% 저렴하게 판매하는 기획전을 진행했다.

3단계 변신이 가능한 ‘지나월드 뽀로로 부릉부릉 걸음마 붕붕카’는 3만8000원에, ‘라스깔라 꼬미끄 휴대용 유모차’는 55% 싼 8만8000원, 세계적인 유아 완구 브랜드 ‘리틀 타익스 장난감’은 5900원부터 판매했다.

기획전이 펼쳐지던 해당 기간 리퍼브 유아용품 매출은 67% 신장하는 등 반응은 뜨거웠다.

생활 흠집 상품으로 사용상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아기 식탁의자 ‘피셔프라이스 부스터’(9900원)가 판매 랭킹 1위를 차지했고, 층간 소음 해결을 위한 안전 매트 ‘아트비 폴더 매트’(5만7000원)는 2위, 휴대성이 뛰어난 ‘페라리 프리마 절충형 유모차’(6만9000원)가 3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퍼라고 해도 새 상품과 큰 차이가 없고, 정가 대비 반 이상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어 리퍼브 유아용품에 대한 매출이 매년 늘고 있다”며 “사용 주기가 짧은 유아용품은 지인을 통해 재활용을 하거나 중고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 불황속 가격,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 구매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될 전망이라 리퍼브 제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