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해석 자제?"…법치주의 근간 무너뜨리는 망동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대통령이 가해자?” 세월호 특조위의 ‘7시간 행적’ 집착

세월호 특조위가 급기야는 박근혜 대통령을 세월호 사고의 ‘가해자’로 규정했고 이를 ‘조사대상자’로 바꾸었을 뿐 사안에 따라 고발이나 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세월호특조위 고위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는 지난 23일 열린 전원위원회(야당 추천위원들만 입장한 가운데 조사개시 결정을 내렸던 회의) 회의록에 공개된 것이고 조사대상자인 가해자로 박근혜 대통령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어 고위관계자는 조사신청서 첫 번째 항목에 ‘대통령의 7시간’이라고 기재되어 있었으며 이는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청와대 및 대통령의 지시대응’이라고 바뀌었다”고 전했다.

세월호 특조위의 일탈이 박 대통령으로의 집착으로 변해가는 모양새다. 특조위는 최초 조사신청서에서 가해자로 되어 있었다는 표현을 조사대상자로 바꾸었고, 대통령의 7시간 대신 청와대 및 대통령의 지시대응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조사대상자는 피조사자다. 피조사자는 ‘피의자’ 이전 단계다. 세월호 특조위는 사안에 따라서 박 대통령에 대한 고발이나 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세월호 특조위는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를 막론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기관이 아니다. 행정부 산하의 일개 기관으로서 법에 규정된 업무를 수행하는 특별조사위원회다. 초법적인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석태 특조위원장과 야당 추천위원들은 뭔가 착각하고 있다.

   
▲ 세월호 특조위 소속 박종운 안전사회소위원장은 지난 6일 안전문제 관련 포럼에서 한 세월호 유가족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관참시를 당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발언한 직후 박수로 호응한 바 있다./사진=미디어펜

세월호 특조위는 1일 서울 중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행적 조사는 조사 신청된 120여건 중 1건에 불과한 사건”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조사 신청된 120여건 중 대통령 행적 조사 건은 지난 3개월 간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무능했던 모습을 보인 특조위가 이번에 최초로 의결한 사안이다.

특조위는 지난 9월 중순 세월호 피해자로부터 진상조사를 위한 신청을 받은 지 2개월이 넘도록 예산이 배정되어 있지 않고 세월호 인양에 지장이 있는 수중조사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120여건 조사대상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단 한차례 없을 정도였다. 특조위는 현재까지 접수된 120건 이상 접수된 사안 중 대통령을 가해자로 (최초) 명시한 조사신청서에 대하여 조사 개시를 결정한 것이다.

세월호특별법은 조사신청이 위원회의 조사대상에 속하지 않거나, 명백히 거짓이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사하지 않고 각하하도록 정하고 있다. 결국 과반수 이상의 야당 추천위원과 이석태 위원장이 결정한 해당 특조위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집착하여, 대통령을 세월호 사고의 가해자로 대놓고 몰아가겠다는 말이다.

“정치적 해석을 자제해달라.” 앞서 해명할 용도로 주문한 세월호 특조위의 말이 맞다. 이는 정치적 해석을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다. 초법적 일탈이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려는 망동이다. 이석태 위원장이 어디까지 고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법 일색의 특조위 업무 추진은 특조위의 정당성과 존재가치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자해행위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세월호 특조위가 급기야는 박근혜 대통령을 세월호 사고의 ‘가해자’로 규정했고 이를 ‘조사대상자’로 바꾸었을 뿐 사안에 따라 고발이나 수사 요청을 하겠다는 뜻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19차 특조위 회의에서 위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진 위원, 고영주 위원, 박종운 상임위원, 이헌 상임위원./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