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민의힘이 27일 대장동 일당 항소 포기 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바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조사를 수용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논의를 넘겼다.
다만 국민의힘이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으며, 이에 민주당은 즉각적인 응답 대신 '당내 논의'를 이유로 응답을 보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법사위 국정조사 협의에 제시한 조건은 ▲나경원 의원을 야당 법사위 간사로 즉시 선임할 것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독단적 회의 운영을 시정할 것 ▲국정조사 증인과 참고인 채택은 여야 합의로 진행한다는 원칙에 동의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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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가운데는 우원식 국회의장. 2025.11.27./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2+2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5시까지 여당에서 (송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서 야당에 통보해 주기로 이렇게 정리됐다"고 밝혔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조건 제시가 없었다면 저희 법사위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조건이 있기 때문에 당내 논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원내수석은 "5시에 국민의힘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하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에 다시 공이 넘어가는 것"이라며 "받을지 안 받을지는 국민의힘 선택이라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5시까지 민주당에서 입장 정리해 국민의힘에 통보하기로 했다"며 "관련 내용은 당내 의견 정리해 추후에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국정조사와 관련해 의총에서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해당 건은 지도부에 일임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상대방이 국정조사를 회피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애초에 민주당에서 법사위에서 하자고 주장했지 않았냐"며 "오히려 본인들이 주장을 하고 나서 저희가 받는다는 입장을 보이니까 오히려 더 뜨뜻미지근한 태도들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일련의 민주당의 기류나 태도를 볼 때는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사건에 대해서 실익이 없다라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사위 소속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확실한 건 국민의힘도 항소 포기 국정조사 하기 싫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의힘의 제안을 의심했다.
장 의원은 "나경원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을 해달라는 건데 남편이 피감기관인 사법부의 법원장이다. 간사로서 부적절하다"며 "(나 의원은) 심지어 이미 1심 판결에서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유죄 난 범죄자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는 "그리고 지금 독단적인 법사위 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는데 저희가 어제도 충분히 발언권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했다"며 "이런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없는 것 같아 저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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