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소주값 인상..."시름 털려다 도로 시름 쌓일 판"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소주는 ‘서민의 술’이라고 흔히들 이야기 하는데 이제 동네에서도 한 병에 4000원을 주고 사 먹게 되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소주 한 잔에 시름을 털곤 했는데 시름을 털려다 도로 시름이 쌓일 판이다. 어디 ‘금소주’가 아까워서 마음 놓고 마시겠느냐.”

   
▲ 하이트진로가 지난 30일부터 소주 브랜드 ‘참이슬’ 출고가격을 5.62% 인상함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의 출고가격은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오른 1015.70원으로 변경됐다./하이트진로

회사원 이모씨(35)는 소주값 인상에 대한 씁쓸함을 이같이 토로했다. 서민의 술로 대변되던 소주까지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오르지 않는 건 내 월급 뿐’이라는 자조 섞인 농까지 나오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3년 만에 소주값을 인상함에 따라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주 한 병은 주요 시내 음식점에서 4000원, ‘동네’ 음식점에서는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미 일부 고급 음식점에서는 소주 한 병당  1만원 이상 받는다. 일단 ‘시내 가격’이 동네 음식점 가격으로, 한 단계씩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0일부터 소주 브랜드 ‘참이슬’ 출고가격을 5.62% 인상했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의 출고가격은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오른 1015.70원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 2012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을 비롯한 원료비, 포장재료비, 물류비 등 그동안 누적된 인상요인이 12.5%에 달해 인상이 불가피하는 입장이다.

업계 1위를 점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소주값을 인상함에 따라 롯데주류와 무학 등의 소주 제품 가격도 잇따라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주류는 소주값 인상과 관련해 “아직까지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2012년 말 소주가격을 인상하자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다 열흘 만에 출고가 8.8% 인상 한 바 있어 내년 초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의 출고가는 946원이며, 무학 ‘좋은데이’의 출고가는 950원이다. 내년 초 처음처럼과 좋은데이의 가격이 인상될 경우 소주 출고가는 일제히 1000원대에 진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