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비, 패딩에서 신발로 이동
보온·접지·방수, 기능 삼박자 경쟁
계절 편중 리스크 낮추는 카테고리 전략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패션업계가 올겨울 방한화 라인업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단순 계절성 신발 출시가 아니라 겨울 매출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운·패딩 중심이던 겨울 패션 수요가 신발 카테고리로 이동하면서 방한화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 코오롱스포츠 다우니3, 워몬2(왼쪽)와 리복 하이페리엄 패딩 슬립온./사진=각 사 제공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발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68억6220만 달러(약 10조1114억 원) 수준이었고 2030년까지 연평균 4%대 성장률이 전망된다. 

글로벌 겨울 신발·부츠 시장 역시 견조하다. 겨울 신발 시장은 2021년 86억 달러에서 2031년 135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부츠 시장은 2024년 360억 달러에서 2030년 510억 달러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5~6%대로, 계절 소비임에도 비(非)계절 패션 항목보다 높은 성장 기대치다.

이러한 수치 흐름 속에서 패션 브랜드는 방한화 카테고리를 전면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패딩 스니커즈·슬립온·부츠 등 총 5종의 윈터 컬렉션을 공개했다. 프리마로프트 단열 소재와 고어텍스 계열 방수 구조, 미끄럼 방지 아웃솔을 적용해 보온성·접지력·경량화를 세분화했다. 일상 이동부터 설상 환경까지 상황별 기능을 구분하며 방한화를 ‘겨울 이동 장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리복 역시 패딩 실루엣을 적용한 뮬·슬립온 라인업을 선보이며 겨울 아우터 실루엣과의 조화를 강화했다. 볼륨감 있는 패딩 코트·다운 점퍼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신발 역시 경량 보온 중심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소비 트렌드를 겨냥했다.

   
▲ 마운티아 25FW 아토웜 방한화마론B(왼쪽), 로아B(오른쪽)./사진=마운티아 제공

방한화 강화 흐름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 신발 전문·캐주얼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마운티아는 발열 설계를 적용한 ‘아토웜’ 시리즈를, 네파는 방수·보온·접지 기능을 결합한 윈터 슈즈를 선보였다. 금강제화가 전개하는 랜드로바 역시 겨울 부츠 라인업을 전년 대비 확대하며 방한 상품 비중을 키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한화가 더 이상 패딩 옆에 곁가지로 놓이는 상품이 아니라, 겨울 시즌 매출을 안정시키는 중심 카테고리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방한화 편성이 단순 한파 대응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겨울 필수 소비 영역인 보온 제품군을 매출 주축으로 배치하면 계절 편중 리스크가 낮아지고, 패딩 중심 구조에서 신발과 액세서리까지 소비 단위가 확장된다. 이는 평균 객단가 상승과 카테고리 믹스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겨울 방한화는 수요 예측이 비교적 명확해 브랜드별 안정적 매출 축 위치로 이동하고 있다”며 “기능성 소재 개발이 신발 카테고리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겨울 상품군의 ‘장비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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